환율이 1,200원을 깨고 19개월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주 후반 1,200원을 지지했던 조정 흐름이 끊기며 환율은 급락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이 지난주 말 120엔대에서 이날 119엔 마저 위협하는 수준까지 급락했던 영향이 컸다. 지난주 후반 반등에 따른 달러매수초과(롱)상태를 처분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됐다. 지난주 후반 축적된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수 외에 오전중에만 2,000억원을 넘어선 순매수를 보이며, 물량축적에 따른 압박도 가해졌다. 정부의 구두개입이 있었고 국책은행의 매수세가 추가 하락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시장 분위기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후에 외국인 주식순매수자금 등 물량 공급이 계속 이뤄진다면 추가 저점 경신이 가능할 전망이다. 8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 금요일보다 8.80원 내린 1,196.1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개장초 급락 흐름이후 장중 다소간의 눈치보기가 진행됐으나 물량 부담으로 한층 더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반면 반등은 어렵다는 인식이 강화됐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소액 결제수요 등이 있으며 달러매수초과(롱)상태는 어느정도 해소된 것 같다"며 "그러나 지속적으로 대기매물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고 있으며 달러/엔의 추가 하락이나 외국인 주식자금공급 기대감으로 반등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책은행 등에서 지속적으로 받치고 있으나 물량은 많이 흡수하지는 않는 것 같고 최근 패턴상 장 막판이나 장중 결제가 많을 때 개입이 다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분위기라면 오후에도 저점을 낮추고 이번주내 1,280원대까지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지난주 단단하게 지지됐던 1,200원이 제대로 힘도 못쓰고 깨졌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며 "달러/엔 등 대외여건의 급격한 변화로 벽이 쉽게 무너지고 역내외 물량공급도 꾸준히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역외와 업체 매물이 오후에도 계속 부담을 가한다면 1,194원까지 하락이 가능할 것"이라며 "1,200원은 저항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반등시에도 1,200원 이상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지난 금요일보다 5.90원 낮은 1,199.0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9시 33분경 1,200.40원까지 소폭 반등했으나 달러/엔 낙폭 확대와 손절매도로 9시 48분경 1,196.50원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일부 국책은행 등의 매수세와 재경부의 구두개입 등으로 환율은 일시적인 1,199원선의 이상 반등외에 1,197원선의 미미한 반등수준에서 한동안 맴돌았다. 이후 오전장 막판에 다다르면서 반등의 어려움을 확인한 환율은 11시 53분경 1,195.90원까지 장중 저점을 낮췄다. 지난 2000년 12월 14일 장중 1,195.00원까지 내려선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한 것. 지난주 말 뉴욕 증시 급등으로 120.39엔으로 마감한 달러/엔 환율은 오전장중 119엔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급락키도 했다. 시오카와 재무상은 지난주 말 제4차 ASEM 재무장관회의에서 "달러 약세가 진행중"이며 "달러/엔이 115엔까지 하락이 가능하나 그 수준까지 도달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발언, 하락 속도가 빠르지 않다면 시장개입에 나서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 시장은 달러매도 공세에 적극 나섰다. 일본 정부의 외환정책 변경에 대한 시장 전망으로 급락한 달러/엔은 일본 재무성 관계자들의 잇단 엔 강세 진화작업에도 불구, 별다른 반등을 보이지 않았으며 낮 12시 4분 현재 119.16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엔화 강세의 속도에 비해 원화가 더딘 탓에 지난주 100엔당 1,000원 밑에서 반등, 1,003원선으로 올라섰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같은 시각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997억원, 79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중이다. 사흘째 1,000억원 이상의 주식순매수를 이으면서 물량 공급요인을 축적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