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스피드를 살릴 수 있느냐가 이동국 부활여부의 열쇠다."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최순호 감독은 7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 일화와의 정규리그 개막전을 앞두고 최근 이동국에 대한 특별조련과정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최 감독은 다들 월드컵에 빠져 있었던 지난달 공격수와 윙플레이어 등 10여명을 대상으로 3주동안 특별합숙훈련을 시키면서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이동국이 상심에 빠질 시간도 허락하지 않을 만큼 강도높은 조련을 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최감독이 주력한 부분은 이동국의 순간스피드 향상. 최 감독은 "이동국이 지구력과 파워면에서는 괜찮은데 스트라이커로서 5~7m거리를 폭발적인 스피드로 달릴 수 있는 순간 스피드가 부족하다보니 수비수 1명을 제치기 힘들다는게 최대 문제"라고 지적한 뒤 "약 2년전의 스피드만 찾을 수 있어도 훨씬 달라질 텐데..."라며 탄식을 했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 포항은 마케도니아출신 코난이 2골을 잡는 맹활약을 펼쳤지만 그와 함께 최전방을 책임진 이동국이 투지있는 몸놀림에도 불구, 큰 활약을 하지못하면서 역전패했다. 왕년에 대표팀의 스트라이커로 명성을 떨쳤던 최순호 감독은 자신의 대를 이을 재목으로 꼽혔던 이동국의 조련에 남다른 의욕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00년 8월 포항 사령탑에 오른 최 감독은 이동국의 해외진출 문제로 조련할 시간을 갖지 못했고 지난해 6월말 이동국이 독일에서 6개월만에 돌아온뒤에는 대표팀에 계속 차출되는 통에 차근차근 지도할 수 없었다. 그게 안타까웠던 나머지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팀에서 완전한 컨디션을 만들어 보낼테니 차출을 자제해달라"며 수차례 요청했던 최 감독은 결국 이동국이 지난 5월초 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하자 가슴을 쳤던 것. 최 감독은 "동국이가 충격을 받긴 했겠지만 그다지 내색하지 않았고 최근 다른 선수들의 2배에 이르는 훈련량을 소화했다"며 "하지만 순간스피드를 끌어올리려면아직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스타출신' 스승의 애정어린 지도가 '라이언킹' 이동국의 '야수본능'을 되살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