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같은 대륙공동체를 지향하는 아프리카연합(AU)이 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시작된 아프리카 12개국 국가수반 및 외무장관 정상회의를 통해 출범할 예정이다.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은 선진 8개국(G8)의 경제.재정지원을 위해 구성된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새 동반자관계(NEPAD)'에 따라 오는 8월말까지 새로운 민주주의와통치 기준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NEPAD 고위관리들이 7일 밝혔다. 이런 가운데 AU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평의회의장과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이 본격 경쟁 국면에 돌입, 귀추가 주목된다. 알제리, 보츠와나, 가봉, 가나, 모잠비크, 나이지리아, 세네갈, 리비아, 남아공등 9개국 수반과 에티오피아, 이집트, 튀니지 등 3개국 외무장관은 남아공 항구도시더반에 도착, 정상회담에 들어간다. 이번 회담에서는 지난 39년 간 아프리카의 유일한 정치통합기구 역할을 해온 아프리카단결기구(OAU) 시대를 마감하고 AU 시대를 여는 선언이 채택된다. AU는 일정대로라면 9일 공식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AU 출범과 동시에 각국 정상들은 NEPAD에 따라 마련된 민주주의 및 통치 기준을이행하겠다는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NEPAD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민주주의와 인권, 정상적인 통치체제를 회복할 경우서방 선진국들이 경제.재정 지원을 한다는 내용의 동반자관계 프로그램이다. 와이즈맨 은쿨루 NEPAD 사무총장은 "통치기준의 이행여부를 감독하기 위해 문서로 된 규약을 마련해 각국이 8월말까지 서명토록 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 출범할 AU 사무총장 자리에는 현재 OAU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아마라 에시전 코트디부아르 외무장관이 임명돼 1년간 실무를 관장하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이전했다. 한편 아프리카 정치분석가들은 카다피 의장이 경호요원들을 이끌고 더반에 도착함으로써 AU의 지도력을 선점하기 위한 음베키 대통령과의 경쟁이 본격 점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카다피 의장은 AU를 단일통화와 통합군대를 둔 합중국 형태로 발전시키겠다는구상을 갖고 있지만 남아공을 비롯해 아프리카 동남부 국가들의 심한 견제를 받고있다. 카다피 의장은 이번 회담에 앞서 11개 빈국들을 위해 OAU 각료회의 입회비 220만달러를 지불하는 등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를 모으는데 주력했다. 분석가들은 그러나 테러전력 때문에 서방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카다피 의장보다는 음베키 대통령이 향후 AU 내에서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카다피 의장의 경우 리비아를 AU의 영구 본부로 삼자고 주장한 레비 음와나와사잠비아 대통령 등 일부 정상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아직 아프리카 대다수 정상들은 중동에 속하는 것으로 인식돼온 리비아보다는 남아공을 대륙의 리더로 지지하고있기 때문이다. (더반 AFP.A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