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계부정 스캔들로 파산위기를 맞은 미국의장거리통신회사인 월드컴의 주식이 뉴욕증시에서 엄청난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서울증시의 하이닉스반도체와 비교되고 있다. 5일 CBS마켓워치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나스닥증시에서 월드컴주식의 거래량은 모두 33억주로 하루평균 약 11억주가 거래된 것으로 나타나 평소거래량인 1억주의 10배에 달했다. 특히 지난달 25일 거래가 중단된뒤 일주일만에 거래가 재개된 지난 1일에는 무려 15억주가 거래됐으며 이어 2일과 3일에도 각각 8억2천만주와 10억주가 거래돼 이같은 추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주가도 급격한 등락을 나타내고 있어 거래가 일시중단된 지난달 25일에는 83센트를 기록한뒤 지난 1일에는 주당 7센트로 폭락했으나3일에는 22센트로 빠른 회복양상을 보였다. 이같이 독립기념일(4일) 휴일을 앞두고 월드컴의 주가가 급등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가가 너무 떨어졌다는 시장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차익을 노리는 매수세가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시애틀소재 메리먼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폴 메리먼 대표는 "역사적으로 증시에서 엄청난 수익을 거둔 사례는 대부분 위기에 빠진 기업의 주식을 매수한 경우였다"며 "월드컴은 분명 위기상태이나 기업가치가 충분히 있는 업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사태로 증시참가자들 사이에 주식교환이 성행하면서 고가의 주식과 월드컴의 주식을 교환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이 경우 1달러 이하로 떨어진 월드컴주식의 거래량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향후 월드컴이 파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소액투자자들이 월드컴의 주가폭락과 거래량 급증을 기회로 섣불리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충고했다. 지난해말 역시 부정회계 여파로 파산한 에너지 대기업 엔론의 경우도 주가가 1달러 이하로 떨어진뒤 급격한 상승세를 탔으나 현재 주당 8센트로 떨어진 상태이며이같은 전례가 월드컴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 4일 서울증시에서 하이닉스반도체의 거래량은 전날보다 5배나 증가한10억380만주를 기록하며 단일종목으로는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종전 최대기록도하이닉스의 7억9천18만496주(6월 10일)였다. 그러나 지난 3일 주가가 반짝 급등세를 나타냈던 월드컴과는 달리 하이닉스는지난달 27일부터 5거래일째 상한가 행진을 하면서 무려 92.5%나 급등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