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의 4일 긴급기자회견에 대해 당 최고위원 및 비주류 의원 일부가 회견결정 절차와 내용, 시점등을 문제삼고 나서 당내 논란을 예고했다. 노 후보가 회견에 앞서 최고위원회에 참석, 회견문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구두로 회견내용을 최고위원들에게 설명하자 박상천(朴相千) 한광옥(韓光玉) 정균환(鄭均桓) 최고위원 등이 "부적절하다"며 강하게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법무장관을 지낸 박상천 위원은 법무장관에 대한 한나라당의 추천 제안에"인사권이 넘어가는 것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고, 한광옥 위원은 회견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정균환 위원도 "중요한 기자회견을 이런 시점에서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최고위원들과 사전 논의도 없었다"는 취지로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도 회견 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다른최고위원들의 `혜량'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노 후보는 "나의 정치적 결단이다. 앞으로 회견내용에 대해 판단을 받겠다"고 양해를 구한 뒤 회견장인 기자실로 자리를 옮기자 한 대표는 서둘러 회의를 마친 뒤 다른 최고위원들과 함께 회견장에 합류했다. 회견장엔 한 대표와 정대철(鄭大哲) 추미애(秋美愛) 이협(李協) 최고위원과 대선기획단, 후보특보단 소속 주요 의원 30여명이 대거 참석해 노 후보의 결단에 힘을실어주는 모양새를 취했으나 박상천, 한광옥, 정균환 최고위원은 불참했다. 이인제(李仁濟) 의원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노 후보에 대해선 관심없다"고무시하는 태도를 취했다. 이 의원과 가까운 이희규(李熙圭) 의원은 "이미 당 연찬회에서 다 나온 내용들"이라며 "민의를 알았으니 차라리 큰 틀에서 정치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하는 입장에서 얘기해야 하는데 그게 미흡했다. 한두번의 이벤트로 인기를 만회하는 방식으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박병석(朴炳錫) 의원은 "내가 코멘트할 입장이 아니다"며 "사실 노 후보가 무슨내용으로 회견을 했는 지도 잘 모른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신기남(辛基南) 최고위원은 "노 후보가 최고위원회의에 사전에 회견내용을안건으로 올리지 않은 것은 잘한 것"이라며 "사전동의를 구했다면 최고위원들이 바짓가랑이를 붙잡아서 회견이 안됐을 것이다. 속시원하다"고 노 후보를 두둔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