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드컴사태로 촉발된 기업회계불신, 기업부채증가, 장래 수익전망 악화 등으로 3일 유럽증시들이 지난해 9월 수준으로 급락하는 등 요동쳤다. 프랑스 CAC지수는 이날 후장에서 1.0% 빠진 4,154로 떨어져 지난 98년 11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으며 영국의 FTSE 100 지수는 3.4% 떨어진 4,392로 하락해 97년 4월 이후 5년만에 최저를 나타냈다. 독일의 DAX 30 지수는 1.0% 하락했으며 유로랜드 12개국의 주요기업 주가지수인유로 스톡(Euro Stoxx)은 2.2% 떨어졌다. 이는 월드컴사태로 부상한 기업회계 분식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주요 기업들의 재정상태나 부채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불건전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경제분석기관들이 잇따라 기업들의 매출과 수익 전망을 하향조정한 데 뒤이은 것이다. 특히 장-마리 메시에 회장 사임, 신용등급 하락, 해체 루머 등으로 경영위기를겪고 있는 프랑스의 비벤디 유니버설 사태의 충격이 유럽 증시의 급락을 부채질했다. AOL 타임워너에 이어 세계 제2의 언론그룹인 비벤디는 메시에 회장의 사임 동의에 따라 3일 오후 후임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기 위한 이사회를 열었다. 비벤디는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최근 신용등급을 정크본드 수준(Ba1)으로 떨어뜨린 데 이어 회계분식 의혹, 그룹 해체설 등이 제기되자 주가가 2일 25% 폭락한 데 이어 3일에도 21%가 떨어져 13.9유로를 기록했다. 주요 정보통신기기업체인 알카텔의 주가도 신용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소문으로 인해 사상 최저인 5.43유로로 떨어졌다. 최대 유통업체중 하나인 피노-쁘렝땅-르두트의 주가도 신용등급 하락 루머에 휘말려 11.7% 곤두박질쳤다. 최근 주가가 폭락한 프랑스텔레콤(FT)의 주가 역시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보상을위해 폴란드 전화회사인 TPSA에 17억유로를 지불해야 한다는 보도가 나와 심한 불안세를 보였다. 이 프랑스 기업들 외에도 네덜란드의 필립스, 독일의 도이체텔레콤(DF), 네덜란드 유통기업인 아홀드 등의 주가가 4-10% 급락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