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승' `회장님' 송진우(36.한화)가 지칠줄 모르는 노익장을 과시하며 월드컵의 해인 2002년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송진우는 3일 LG전에서 7이닝을 5안타 3실점으로 막아 시즌 10승째를 거두며 이날 승수를 추가한 레스(12승.두산)에 이어 다승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3㎞에 머물렀지만 적절히 섞어 던진 체인지업 등 변화구가 송곳같은 제구력과 조화를 이루며 4회까지 단 한 타자도 1루에 내보내지 않으며 타자들을 압도해 나갔다. 특히 5회 김재현의 총알같은 타구를 병살타로 처리한 것을 비롯해 5번이나 자신이 직접 타구를 걷어내며 탁월한 반사 신경을 뽐냈다. 이날 승리로 통산 최다승 기록도 154승으로 늘려놓은 송진우는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고 방어율(2.56)은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89년 동국대를 졸업하고 프로데뷔했던 송진우는 초년병시절 불같은 강속구를 앞세워 특급 마무리로 활약했었다. 특히 92년에는 19승8패17세이브로 국내 최초로 다승과 구원 부문을 석권하며 최고의 해를 맞기도 했다. 96년에는 선발로 뛰며 15승을 기록했던 송진우는 이후 직구 스피드가 감소하며 97년과 98년 거푸 시즌 6승에 머물러 '한 물 갔다'는 핀잔도 들었다. 그러나 99년 다시 15승으로 재기에 성공하며 한화를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던 송진우는 삼십대 중반에 이른 올시즌에도 전반기에 10승 고지에 오르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송진우의 활약이 더욱 돋보이는 것은 팀의 무너진 마운드를 거의 홀로 이끌다시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원투펀치를 이룰 것으로 기대했던 정민철(3승7패)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조규수(3승5패)와 한용덕(2승3패) 등 선발진이 전혀 제 몫을 못하고 있고 불펜도 다른 팀에 비해 턱없이 약하다. 송진우의 이러한 인상적인 활약은 팀이 7위에 처져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대로 팬들의 사랑으로 돌아와 데뷔 14시즌만에 처음으로 팬 투표로 올스타에 뽑히는 영광까지 누렸다. "올시즌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성적이 더 잘 나오고 있다"는 송진우는 "다승왕 등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게 급선무"라며 각오를 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