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마운드의 `수호신' 박명환(25)이 `닥터 K'명성을 새로 얻으며 올 해 강력한 탈삼진왕 후보로 떠올랐다. 박명환은 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동안 4안타2볼넷 3실점(2자책)으로 막고 4-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에서 삼진 8개를 솎아낸 박명환은 시즌 94탈삼진으로 이승호(SK.93개)를 1개차로 제치고 부문 단독선두로 올라섰고 탈삼진왕 라이벌인 같은 팀의 게리 레스(86개)와 `슈퍼루키' 김진우(기아.83개)도 멀치감치 따돌렸다. 이날 박명환은 `로켓맨'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최고구속 150㎞의 빠른 직구를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에 꽂으며 막강타선 삼성의 타자들을 잠재웠다. 박명환은 1회말 이승엽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줬지만 계속된 2사 1루에서 중심타자 양준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4회와 7회에도 각각 연속삼진으로 삼자범퇴시키는 위력적인 피칭을 보여줬다. 이같은 페이스라면 생애 첫 탈삼진왕 등극도 기대해 볼 만하다. 박명환은 프로 입문 3년차였던 지난 98년 생애 첫 두 자릿수 승수(14승11패)와181탈삼진을 기록했지만 이대진(당시 해태)에게 2개차로 뒤져 아깝게 탈삼진왕을 내줬던 아픈 경험이 있다. 그해 무리한 등판으로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한 박명환은 이듬 해인 99년과 2000년 시즌에는 각각 1승밖에 올리지 못한 채 극심한 부진에 빠져 2군을 오가며 허송세월해야 했다. 하지만 길고 지루한 재활훈련을 거친 박명환은 지난 해 8승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하며 재기에 성공했고 올 시즌 개막전 선발을 맡으며 에이스로 복귀, 지난 5월 30일 롯데전부터는 쾌조의 5연승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다승과 방어율부문에서도 각각 공동 4위(8승)와 단독 3위(3.01)에 오른 박명환이 쾌투를 이어가며 생애 첫 탈삼진왕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대구=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