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남부 바덴 뷔르템베르크주(州)에서 1일 자정(현지시간)께 러시아 관광객을 태운 투폴례프(Tu) 154 여객기와 보잉 757 화물기가 공중 충돌하는 참사가 발생, 최소 71명이 사망했다. 러시아 바슈키르항공 소속 투폴례프 여객기와 국제화물운송업체 DHL 소속 보잉화물기는 이날 밤 11시43분(한국시간 2일 오전 6시43분) 독일과 스위스, 오스트리아접경지역인 콘스턴스 호수 북쪽 위버링겐시 오빙겐 마을을 지나던 중 고도 1만2천m상공에서 충돌했다고 현지 관리와 경찰은 전했다. 두 항공기가 충돌하는 순간 기체가 폭발해 거대한 굉음이 들렸으며 항공기 잔해와 파편이 인근 마을과 호수 주변을 비롯해 반경 30㎞ 지역까지 떨어졌다고 주 경찰대변인은 말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 민간항공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 투폴례프 여객기에승객 57명과 승무원 12명 등 모두 69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이들 중 50명이 어린이들이었다고 보도했다. 사고 여객기는 이날 저녁 모스크바를 이륙해 독일 뮌헨을 경유한 뒤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향하던 중이었다. 바르셀로나 공항측은 러시아 우랄산맥 부근의 바슈코르토스탄 자치공화국 관광객들이 스페인 코스타브라바 해양리조트에 휴양을 하러 오던 중 참변을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투폴례프 여객기와 충돌한 보잉 화물기에는 기장과 부기장 등 승무원 2명만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들 역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보잉 화물기는 바레인에서 화물을 싣고 이탈리아 북부 베르가모를 거쳐 벨기에브뤼셀로 향하던 중이었다. 바덴 뷔르템베르크주의 울리히 뮐러 교통장관은 사고 직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여객기 조종사의 과실로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뮐러 장관은 사고기들을 관할하고 있던 스위스 관제사들이 투폴례프 여객기에고도를 바꿀 것을 거듭 지시했으나 사고기는 응답하지 않았다면서 "조종사가 아마도실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스위스 관제회사인 스카이가이드 측은 그러나 뮐러 장관의 언급에 대해 확인을회피한 채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만 말했다. DHL 측은 화물기가 충돌했다는 보고를 받고 즉시 발표한 성명에서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사고원인에 대해 추정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주 내무부와 경찰은 사고 직후 현장에 구조대를 급파해 지금까지 시신 11구를수습했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현지 경찰은 화염에 휩싸인 항공기 잔해가 콘스턴스 호수 인근 마을의 가옥, 병원 등에 떨어져 지상에서도 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다행히지상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사망자 수가 비행기 탑승객을 포함해 최소 140명에 달할 것이라고추정했었다. 일부 목격자들은 충돌한 보잉 757 화물기의 잔해가 콘스턴스 호수에 추락했다고전했으나 확인되지 않고 있다. 목격자들은 두 항공기가 마을 상공에서 공중 충돌하는 순간 밤 하늘이 거대한화염에 휩싸였으며 큰 폭발음이 2차례 들린 뒤 한차례 더 폭발음이 났다고 전했다. 콘스턴스 호수의 정기운항선 선장은 "하늘이 갑자기 환해지며 엄청난 굉음이 들렸다. 마치 하늘에 불이 난 것 같았다"고 충돌 순간을 전했다. (슈투트가르트.모스크바 AP.AFP.dpa=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