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반= 수많은 스타들이 뜨고 진 이번 월드컵에서 감독들의 부침(浮沈)도 예외가 아니었다. 뛰어난 성적을 올려 주가가 크게 뛰어 오른 감독이 있는가 하면 기대와 달리 조별리그조차 통과하지 못해 자리를 내놓은 감독도 즐비하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번 대회에서 각광을 받은 감독으로 한국의 거스 히딩크 감독을 맨먼저 꼽았다. 일약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한 히딩크 감독은 마이클 매카시(아일랜드), 브뤼노메추(세네갈) 감독과 함께 이번 대회가 낳은 '스타 감독'이다. 다음은 아사히 신문이 정리한 이번 대회 감독 열전 내용이다. ▲주가상승 감독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한국의 4강진출은 뭐니뭐니 해도 네덜란드 출신의 히딩크 감독의 용병술 덕이다. 한국에서 히딩크 감독의 인기는 수직상승해 서울명예시민증도 수여될 예정이다. 특유의 어퍼컷 골세리머니가 TV를 통해 몇 번이나 방영되고 그의 얼굴이 새겨진T셔츠와 포스터 등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터키와의 3-4위전을 끝으로 한국팀과의 계약이 만료된 히딩크 감독이 유럽 클럽의 감독으로 취임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으나 계속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남아줄 것을 바라는 한국민의 목소리는 날로 높아가고 있다. 아일랜드의 마이클 매카시 감독의 주가도 급상승했다. 그는 개막 직전 팀의 주장이던 로이 킨과의 불화로 킨이 빠진 상태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던 팀을 훌륭하게하나로 결속시켜 16강에 진출시켰다. 매카시 감독은 아일랜드 국민들의 성원으로 앞으로 2년 더 팀을 맡게 됐다. 한편 월드컵 처녀 출전의 세네갈을 8강에 진출시킨 브뤼노 메추 감독은 월드컵전에는 눈에 띄는 경력이 없었으나 일약 전세계 축구팬 및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는존재로 바뀌었다. 올해 가을까지 계약이 남아 있으나 보수 미지불 등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거취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개막 전 '역대 대표팀 중 가장 약체'라는 혹평을 받았던 독일의 루디 푀일러 감독은 팀을 결승에 올려놓아 지금은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한편 힘겹게 지역예선을 통과, 본선에 오른 브라질의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감독은 우승해도 유임할 뜻이 없음을 이미 밝힌 바 있다. ▲기대 배반 감독 1골도 넣지 못하고 16강 진출에 실패한 전 대회 챔피언 프랑스의 로제 르메르감독은 프랑스 언론으로부터 집중적인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다. 앞으로 계속 대표팀을 맡게 될 지는 유동적이나 교체가 유력하다. 르메르 감독의 거취는 이달 초 결정될 예정이다. 우승후보 중 하나라는 찬사를 받았으나 역시 16강에도 오르지 못한 포르투갈은25일 이미 안토니우 올리베이라 감독을 해임했다. 아르헨티나의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도 많은 비난에 시달라고 있으나 축구협회회장이 유임을 바라고 있어 유임 가능성은 남아 있다. ▲평가 불변 감독 잉글랜드의 첫 외국인 감독인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은 팀의 성적은 8강에 머물렀지만 그에 대한 평가에는 변함이 없다. 계약은 2006년까지. 이번 대회에서는 다음대회인 독일월드컵까지 시야에 넣어 젊은 선수들을 많이 기용했다. 현지 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대부분의 축구팬은 그를 지지하고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의 경우 양팀 모두 한국에 패했으나 시민들이 귀국한 팀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등 감독 교체 움직임은 없다. 두 감독 모두 심판의 판정시비로 오히려 동정받았을 정도. 계약을 2년 남긴 이탈리아의 조반니 트라파토니 감독은 사임할 의사가 없음을분명히 했고, 경기 때마다 파란 와이셔츠가 땀에 흠뻑 젖을 만큼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지휘해온 스페인의 안토니오 카마초 감독도 2004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으며 협회측도 카마초 감독을 지지하고 있다. ▲떠나는 감독 일본의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은 팀을 16강에 올려놓아 간신히 개최국의 면목은지켜냈다. 일본축구협회와 여러차례 충돌하기도 했던 트루시에 감독은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감독직을 물러난다. 과거 4대회에서 각각 다른 나라를 16강에 진출시킨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이번에는 조별리그 3경기 전패로 자신의 기록에 종지부를 찍어야 했고 팀을 떠나겠다는 뜻도 표명했다. 러시아의 올레그 로만체프 감독도 사임 의사를 밝혔고 파라과이의 세사레 말디니 감독은 조국 이탈리아로 돌아간다. (요코하마=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