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조정민씨(33)는 "조기축구회 회원들과 저녁 10시까지 축구를 했다"며 "스페인전의 짜릿함을 맛보기 위해 승부차기 점수로 돈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매일 달리기를 위해 경기도 부천시 중동 계남고등학교를 찾고 있는 윤영찬씨(24·대학생)는 "초등학생부터 50대 중년까지 축구를 즐기는 연령대도 넓어졌고 간간이 축구경기에 참여하는 여성들도 눈에 띄었다"며 달라진 운동장 풍경을 전했다. 최근 주말마다 반 학생들과 축구경기를 갖는다는 중학교 교사인 조성철씨(28)는 "일주일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학생들과 함께 축구 시합 한판으로 말끔히 씻는다"며 축구의 장점을 설명했다. 축구열풍은 직장과 스포츠센터로 이어지고 있다. LG CNS의 임영택 대리(33)는 "축구 동호회가 사내 모임중 가장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임씨는 "월드컵이 열린 뒤부터는 여사원들도 축구를 하고 싶어한다"며 "특히 사내 모임이나 워크숍,야유회 등에서 축구는 필수 프로그램이 됐다"며 사내 분위기를 전했다. '맨투맨 축구교실'을 운영하는 이준희씨(30)는 "월드컵 개막후 사이트 접속자와 e메일 문의가 2배 가까이 늘었다"며 "최근에는 조기축구회 한 팀이 기술지도를 받고 싶다며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축구 마니아'가 늘어나면서 축구용품 매장은 물건이 없어서 못파는 일이 벌어질 정도로 성황을 누리고 있다. 아디다스의 강남 직영점 관계자는 "한국팀이 연전연승하면서 축구용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피버노바 축구공은 완전히 품절됐고 축구화도 사이즈가 없어서 못파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있는 아디다스 상설매장도 "축구 관련 상품들의 매출이 월드컵 이전보다 30%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연세대 사회체육학과 이철원 교수는 "한국팀의 선전은 엘리트 스포츠의 발전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생활체육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며 "유소년 청소년의 스포츠 참여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