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23.애리조나)이 다음 달 10일 미국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별들의 축제'인 올스타 무대에 설 수 있을까. 한국인으로는 처음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올랐고 챔피언 반지까지 낀 김병현이지만 올스타전 출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국인 최초로 지난 해 올스타 무대를 밟았던 박찬호(텍사스)는 올해 부진한 성적으로 선발 가능성이 희박한 반면 투.타에서 맹활약중인 일본인 이시이 가즈히사(LA 다저스)와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는 올스타행 티켓을 사실상 예약한 상태다. 이 때문에 김병현의 올스타 선발 여부는 개인의 영광은 물론 한.일 양국의 자존심이 걸린 중대한 문제가 됐다. 관례에 따라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애리조나의 밥 브렌리 감독이 내셔널리그 올스타팀 감독을 맡아 팬투표로 선정되는 야수(8명)를 제외한 22명(투수 11명, 예비선수 12명)에 대한 지명권을 행사한다. 올 시즌 19세이브에 방어율 1.22의 기록중인 김병현은 리그 구원부문 공동 4위와 12경기연속 무실점의 화려한 성적을 올려 같은 팀의 `원투펀치' 랜디 존슨, 커트 실링과 함께 `한여름의 클래식'에 초청될 가능성이 높다. 김병현은 또 스포츠전문채널 ESPN이 최근 발표한 올스타 예상자 명단에 오를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고 브렌리 감독도 김병현에게 각별한 애정과 신뢰감을 보내고 있어 올스타 발탁쪽에 무게가 더욱 실리고 있다. 하지만 브렌리 감독은 팀 야수 중 팬투표 당선권에 근접한 선수가 단 1명도 없고 14개팀별로 선수 1명 이상씩을 선발해야 의무규정 때문에 딜레마에 빠졌다. 현재 애리조나 야수 중에는 루이스 곤잘레스(외야수), 대미언 밀러(포수), 마크 그레이스(1루수) 등이 내심 올스타 낙점을 바라고 있다. 감독 추천인원 제한은 없지만 브렌리 감독이 자기팀 선수를 무더기로 뽑으면 지난 해 소속선수 7명을 추천해 구설수에 올랐던 양키스 조 토레 감독의 전철을 밟을 것이 뻔하고 투수 3명을 추천하면 야수는 그만큼 기회가 줄어 탈락선수들의 불만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또 같은 리그의 구원투수간 경쟁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김병현은 구원투수가 매년 2∼3명 선발되는 것을 감안할 때 에릭 가니예(다저스.27세이브), 존 스몰츠(애틀랜타.23세이브), 대니 그레이브스(신시내티.21세이브), 마이크 윌리엄스(피츠버그.19세이브) 등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 브렌리 감독이 키를 쥐고 있는 올스타 선발에서 김병현이 최종 낙점을 받으며 메이저리그 진출 4년만에 또 한번의 성공신화를 이룩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