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6.13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당내 분열상 등 후유증을 말끔히 치유하지 못한 가운데 24일 최고위원회의와 '정치부패 근절대책위원회'를 잇따라 열 예정이어서 내홍 수습이냐, 분란 확대냐의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 내홍수습 = 한화갑(韓和甲)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주요 당직자들의 사퇴나 당무거부 등에 따라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후임 당직 인선을 논의, 발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나 당직개편이 내홍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낼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지난 19일 당무회의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와 당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을 의결한 뒤에도 당내 갈등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는 것은 반노(反盧) 세력의 목소리 외에도 중도파 의원중 지방선거 패배 책임의식과 변화노력이 미흡하다는 인식을 가진 인사들이 많은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동안 반노 목소리를 높여온 충청지역 출신 등 비주류 의원들이 일단 자체 모임을 가능한 한 자제하고 사태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8.8재보선까지는 소강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노 후보는 22일 부산 당 관계자들과 간담회에서 그동안 당 주류측이 주장해온 대선 선대위의 조기 출범에 대해 "당내 갈등이 쉽게 풀리지 않고, 분쟁이 장기화된다면 이미 제안돼 있는 선대위 체제를 수용할 생각"이라고 조기 선대위 출범에 적극적인 입장으로 선회함으로써 주목된다. ◇`탈DJ' 논란 = 노 후보는 24일 오전 이미경(李美卿) 천정배(千正培) 함승희(咸承熙) 의원 등과 함께 부패방지위원회를 방문, 청산 프로그램을 구체화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한다. 노 후보는 또 부패방지위 방문에 앞서 이날 아침 여의도 한 호텔에서 `정치부패근절대책위' 소속 의원들과 조찬 간담회를 갖고 부패청산 프로그램을 논의한다. 이날 의제에는 이른바 `탈 DJ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김홍일(金弘一) 의원 탈당, 아태재단 해체 또는 사회환원 문제 등을 망라해 논의할 계획이며, 합의가 이뤄질 경우 대책위의 공식의견으로 채택, 최고위원회의에 제출할 계획이다. 노 후보측 유종필(柳鍾珌) 공보특보는 노 후보의 행보에 대해 "이번 지자제 선거에서 참패한 원인이 각종 게이트 때문이었기 때문에 비리 게이트와 단절하고 부패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탈 DJ' 움직임과 관련,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최근 한 대표에게 청와대에 찾아가서 김홍일 의원 탈당과 아태재단 해체를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며 "민주당이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나 한 대표는 가부간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사자인 김 의원은 "탈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한화갑 대표도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어 그같은 안이 최고위원회의에 제출될 경우 새로운 논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다만 당내에선 6.13 선거 패배에서 확인된 민심에 따라 부정부패 청산에 대한 단호한 의지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노 후보도 부패청산 프로그램을 당의 공론화를 통해 제시할 것을 제안했기 때문에 `반부패 대책'에 담을 구체적인 방안은 인적 청산 보다 제도개혁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