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무적함대'로 믿었던 자국팀이 22일(한국시간)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8강전에서 승부차기로 개최국 한국에 패하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했던 스페인의 대다수 방송 해설자들은 연장 전반에 들어간 골을 터치라인 아웃이라며 인정하지 않은 심판 판정 등을 이유로 "4강 티켓을 도둑 맞았다"는 등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스페인 남부의 세비야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이 중단될 정도로 이날 경기는 스페인 국민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연장전에서도 가려지지 않은 승부가 승부차기에서 스페인의 패배로 끝나자 50년 브라질대회 이후 52년만에 4강 진출을 바랐던 스페인 국민의 기대는 TV 해설자들의 극언을 통해 분노로 돌변했다. 생중계를 했던 안테나(Antena) 3의 해설자는 "심판들이 스페인의 완벽한 2골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우리도 이탈리아처럼 심판들의 오심에 희생됐고 4강 티켓을 도둑 맞았다"고 분노했다. 한 라디오 방송의 해설자는 "이탈리아가 우리에게 경고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며 "스페인은 개최국과 경기했다는 이유로 희생됐다"고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 다른 한 해설자는 "이번 대회에서 불거진 오심이 종전까지는 의심스러운 정도였지만 지금은 수치스럽다는 말로 밖에 표현할 수 없다"며 울부짖었고 이날 주심을 봤던 가말 간두르(이집트) 심판은 비난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마드리드 AFP=연합뉴스)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