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및 수도권의 집값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연말연초에 정점으로 치달았다. 놀란 정부가 세무조사 등 집값을 잡기 위한 응급처방을 서둘러 내놓으면서 3월 중순이후 오름세는 주춤해졌다. 4월 이후에는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집값 오름세는 한풀 꺾였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고강도 대책도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5월 중순이후 분양시장에 투자열기가 재점화되는 모습이다. 토지 시장도 상반기에는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그린벨트 등 일부 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나면서 가격 상승폭도 컸다. 반면 오피스텔 주상복합 등 수익성 부동산시장은 연초의 기세와는 달리 2.4분기 들어 공급과잉에 시달리며 분양에 애를 먹고 있다. 하반기에는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돌아갈까. 아파트 토지 수익성부동산 등으로 나눠 하반기 시장 전망을 짚어본다. ............................................................................. 하반기 전국의 아파트시장은 강보합 또는 소폭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초·중·고생들의 방학,이사수요가 많은 3·4분기에는 아파트값이 강보합 또는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추석 이후에는 집값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개포지구단위계획 확정(용적률 평균 2백% 이하)으로 서울 및 수도권의 재건축시장이 당분간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전문가는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이번 서울시의 용적률 제한조치가 강남권의 기존 아파트값이나 저밀도지구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을 밀어올리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개포지구단위계획의 영향=개포지구단위계획 확정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개포지구 저층단지,둔촌지구,고덕지구 등의 아파트값은 거의 대부분 전문가들이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의 재건축 안전진단이 강화됨에 따라 아직 안전진단 신청단계까지 가지 못한 재건축단지도 매매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부동산 114의 김희선 상무는 "현재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격은 최고 용적률(2백50% 이상)이 반영된 상태"라며 "개포지구단위계획 확정이 거품을 제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내 저밀도지구 및 강남권의 기존 아파트값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약간 우세했다. 부동산시장 주변의 투자자금이 이미 2백70∼2백80% 정도의 용적률을 약속받은 곳이나 안전진단을 통과한 재건축단지로 쏠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이번 서울시의 용적률 제한으로 강남지역에서 신규 아파트 공급이 어려워짐에 따라 기존 아파트값도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해밀컨설팅의 황용천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강남권에 더이상의 아파트 공급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며 "기존 아파트뿐만 아니라 분양권도 들썩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3·4분기 서울 아파트값 전망=대부분 전문가들이 강보합 또는 상승을 예상했다. 7월부터 이사수요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사장은 "경기동향 월드컵열기 등을 감안할 때 추석 전까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상승 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1·4분기의 상승률이 워낙 높아 추가 상승여력이 작다는 분석이다. ◆서울시장 교체 영향=질과 환경 위주의 서울시 주택정책이 신임 이명박 시장 취임 이후 개발 또는 공급물량 확대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솔렉스플래닝의 장용성 사장은 "이명박 당선자는 건설 분야의 전문가 중 전문가"라며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간 일관성있게 추진된 서울시의 정책을 일순간에 바꾸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내놨다. ◆실수요자 전략=실수요자라면 지금이라도 내집 마련에 나서라고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권한다. 무리하게 돈을 빌려서 집을 살 필요는 없지만 내집 마련 자금이 70% 정도 모였다면 집을 사두는 것이 유리하다는 조언이다. 닥터아파트의 곽창석 이사는 "실수요자들은 방패막이 차원에서라도 내집을 마련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