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가 지방선거 승리후 정국대응 수위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당내 자만심에 경계령을 내리고 당무와는 거리를 둔채 `낮은 행보'를 계속하고 있지만 원내 제1당의 최고 지도자로서 국정운영의 책임은 더커졌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이를 의식한듯 20일 당 기독인회 조찬기도회에 참석, "당과 기독인회에서 국민의 뜻에 맞게 정치하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기도하고 염원한 것이 결과로 나타났다"면서도 "사람은 항상 한갓되게 가면 좋은데 나 자신부터 약하기 마련이며, 이를 성과 자체로 받아들이면 언젠가는 뉘우치고 후회할 때가 있을 것"이라며겸손한 자세를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16대 후반기 원구성이 이뤄지지 않아 `뇌사국회'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김홍업씨 소환 등으로 부패척결 문제가 다시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어 향후 정국을어떻게 이끌어 나갈지를 놓고 고심을 계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승리에 자만하지 않고 겸허한 자세로 가면서도 제1당 지도자로서의책무도 방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딜레마가 있다"면서 "하지만 월드컵 축구에서 한국팀이 계속 승리하며 국민적 축제분위기가 조성된 상황에서 정국현안에 대해 언급을하더라도 정쟁으로 비쳐질 소지가 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이같은 고민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와 당의 낮은 자세에 대해 호의적평가가 많은 만큼 당분간 정국현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월드컵을 통해 조성된국민적 열기를 정치권에서 수용할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정국대응에 있어서 `페이스 조절'을 계속해나갈 뜻을 시사했다. 이 후보는 이에따라 6.25를 앞두고 전방부대 방문(21일)과 보훈병원 위문(24일),22일 한국과 스페인전 응원을 위한 광주 방문, 그리고 23일엔 경기도 광주 천진암에서 열리는 천주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 26일과 28일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당소속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연찬회에참석해 격려하고, 전국순회 정책투어도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다. 이 후보는 그러나 월드컵이 끝나는 이달말쯤 부터는 조기 원구성의 관철을 위해당력을 모으는 한편 정국현안에 대해서도 필요할 경우 자기 목소리를 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