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노무현 후보 교체론이 97년 한나라당(당시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 교체설과 비교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선 후보의 지지도 하락이 교체론의 배경이 됐다는 게 비슷한 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회창 후보는 당시 50%를 상회하던 지지도가 10%대로 급락하면서 교체론이 불거졌으며 노 후보도 당내 대선경선을 거치면서 한때 지지도가 60%를 넘었다가 지지율이 30% 이하로 떨어지면서 교체론에 탄력이 붙었다. 교체론이 당내 비주류 세력을 중심으로 촉발된 점도 유사하다. 97년에는 후보경선에서 패한 민주계일부 세력이 주축이 된 정발협이 전면에 포진했다면 이번엔 공교롭게 후보경선에서 패한 이인제 의원계 의원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 그러나 여러가지 정황상 차이점이 더 많다. 우선 이 후보가 당시 두 아들 병역비리 의혹으로 곤욕을 치른 반면 노 후보는 지방선거 참패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이 후보가 자식문제라는 돌발 악재로 곤욕을 치렀다면 노 후보는 "부산 경남지역에서 광역단체장을 한명도 만들지 못하면 재신임을 받겠다"는 자신의 말이 화근이 된 것도 다른 점이다. 또 이 후보는 대의원 경선에서 후보로 선출됐고 노 후보는 국민경선을 통해 후보로 뽑혔다. 대처방식도 판이하다. 이 후보는 일각의 교체론 파고를 탄탄한 당내 세를 토대로 한 대세론으로 넘었으나 노 후보는 '경선 재수용'이라는 정면돌파를 택했다. 아울러 당시 이 후보는 당을 사실상 장악한 '오너'겸 주자였던 반면 노 후보는 당내 세가 별로 없는 후보로만 자리매김돼있는 상황이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