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 독일이 남미의 '복병' 파라과이를 힘겹게 꺾고 준준결승에 맨 먼저 진출했다. 독일은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16강전에서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터진 올리버 노이빌레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파라과이를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독일은 멕시코-미국전(17일) 승자와 오는 21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4강행 티켓을 놓고 일전을 치른다. 유럽과 남미를 대표하는 골키퍼 올리버 칸,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의 대결로관심을 모은 이 경기에서 두 팀 선수들은 시종 맥빠진 플레이로 일관, 두 골키퍼가공을 잡아볼 기회를 잡기 힘들었다. 또 득점레이스 선두인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세는 상대 수비에 꽁꽁 묶여 전혀위협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독일은 전반 7분 노이빌레의 왼쪽 코너킥을 미하엘 발라크가 살짝 방향을 틀어헤딩슛했으나 골대를 벗어나 아쉬운 첫 골 찬스를 놓쳤고 19분에는 아크 왼쪽에서발라크가 때린 약 30m 짜리 프리킥이 역시 골대를 훨씬 빗나갔다. 전반 독일에 가장 아까웠던 골 찬스는 32분 득점레이스 선두 미로슬라프 클로세의 발끝에서 무산됐다. 문전 혼전중 발 앞으로 튕겨온 공을 클로세가 수비 틈에서 오른발 터닝 슛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가 버리자 "헤딩은 잘하면서 발재간은 별로"라는 탄성이 관중석에서 튀어나왔다. 파라과이도 전반 36분 호세 카르도소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돌파, 문전으로 확실하게 찔러준 볼을 셀소 아얄라가 문전에서 실축해 골 찬스를 아쉽게 날려버렸다. 하프타임에 루디 푀일러 감독의 질책이 있었던 듯 독일 선수들은 후반 초반 적극 공세를 펴며 주도권을 잡았지만 몇 차례 기회를 허술한 문전 처리 때문에 골로는연결시키지 못했다. 후반 2분 노이빌레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센터링한 공을 베른트 슈나이더가 오른발로 논스톱 터닝 슛했으나 칠라베르트 품에 안겼고 17분에는 노이빌레의 기습 중거리 슛도 무위로 그쳤다. 시간은 흘러 후반 29분 독일의 프랑크 바우만이 자기 진영 아크 정면에서 상대공격수에 위험한 태클을 감행, 옐로카드를 받으며 프리킥을 내주었다. 골문을 지키던 칠라베르트가 성큼성큼 뛰어와 `라이벌' 칸과 약 25m의 거리를두고 대치했다. 독일 수비진의 수비벽 거리를 문제삼으며 30~40초간 신경전을 벌이던 칠라베르트는 회심의 왼발 프리킥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가 버렸다. 전광판 시계가 42분을 지나 2만6천여 관중이 연장전을 예상하는 순간 전광석화처럼 결승골이 터졌다. 슈나이더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문전으로 낮고 빠르게 찔러준 볼을 수비 뒤쪽에서 달려든 노이빌레가 오른발로 논스톱 슛, 멍하게 서있을 수밖에 없는 칠라베르트를 지나 그물에 꽂았다. 파라과이는 골을 내준 다음에야 뒤늦게 넬손 쿠에바스를 투입하는 등 부산을 떨었지만 시간이 모자랐다. (서귀포=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