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만히 앉아서 가라앉지는 않겠다."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는 14일 전날의 유례없는 선거참패에도 불구, 이같은 재기 의욕을 밝혔다. 대통령 후보실이 위치한 당사 8층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노 후보는 "선거결과를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이지만 대선 결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패배주의도 경계했다. 당·후보간 결합문제와 관련, 노 후보는 "잭웰치같은 거장도 GE를 장악하는데 4∼5년 걸렸다"고 설명한 뒤 "권력, 돈, 계보가 아닌 정치적 신뢰성과 국민지지로 일어섰기 때문에 대선기간중 당과 서서히 결합하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노 후보는 그러나 위기돌파의 방법론에 대해선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자생력의 결핍"이라면서 "일반 의원들의 역량을 믿고 지켜보겠다"며 자발적 개혁노력을 주문했다. 또 자신의 정계개편론에 대해 "주장은 옳았지만 세가 불리할 때 일찌감치 끊지 못했던 것은 실책"이라고 평가하고 "지금은 추진할 여건에 있지 않다"고 한걸음 물러섰다. 노 후보는 이에 앞서 6.13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 대국민성명을 통해 "국민 여러분의 채찍질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겸허히 받아들이고자 한다"며 "약속한대로 대통령 후보직에 대한 재신임을 받을 것이며 절차와 방식은 당에 일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