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8시 20분 인천 문학야구장 매표소 앞. 한국과 포르투갈전 입장권 현장 판매를 바로 앞두고 월드컵조직위 자원봉사자가 확성기를 통해 공지사항을 알리자 매표소 앞에 모였던 2천500여명의 축구팬들 사이에 환호와 탄식이 엇갈리며 희비가 교차했다. "어제 조직위에서 나눠준 대기순번표 1천300번 중에서 868번까지만 입장권을 1인당 2장씩 구입할 수 있습니다" 문학경기장 매표소 주변에서 텐트를 치고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나흘 밤을 함께 지새웠던 4천여명 중 1천700여명만 선택되는 순간이었다. 입장권을 구입한 축구팬들은 곧바로 '대∼한민국' 구호와 '오 필승 코리아' 응원가를 부르며 보무도 당당하게 야구장 바로 옆 문학경기장으로 향했으나 입장권을 끝내 사지 못한 축구팬들은 이들의 모습을 부러움에 찬 눈으로 바라만 볼 뿐이었다. 경찰은 입장권을 구입하지 못한 축구팬들의 반발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 경찰병력 1개 중대를 투입했으나 입장권 판매가 비교적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진행되는 등 불미스러운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상일(21.학생.인천시 남구 도화동)씨는 "입장권을 구입하지는 못했지만 경기장 매표소 앞에서 야영생활을 하며 축구를 사랑하는 수천명의 사람들과 함께 한 추억은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