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누이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부산 해운대구청장선거에서 여동생인 한나라당 허옥경(43) 후보가 많은 표 차이로 오빠를 누르고 승리했다. 당초 허 후보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던 오빠인 무소속 허훈 후보는 개표가 시작되자마자 예상외의 저조한 득표로 3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허 후보는 선거 초반부터 여성후보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외에도 오빠와의 대결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또 오빠를 비롯한 상대후보들은 해운대에서 오랫동안 기반을 닦아왔지만 허 후보는 낙하산 이라는 주위의 비난까지 받아야 했기 때문에 그의 선거운동은 힘들 수밖에 없었다. 선거전이 계속될 수록 갖가지 근거없는 소문까지 난무하면서 정치 초년병인 그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그는 "여성의 섬세함과 부산시정책개발실장을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해운대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당선소감을 피력했지만 원만한 구정운영을 위해서는 선거과정에서 발생한 가족간의 갈등을 비롯한 흩어진 지역내 민심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시급한 과제다. 또 여성단체장에 대한 주위의 막연한 거부감과 기대감을 어떻게 해소하고 충족시키느냐도 그가 후배 여성 정치인을 위해 반듯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밖에 한나라당의 지원을 받고 있는 선거판의 후보자가 아닌 여러 단체장과 경쟁하면서 해운대지역을 발전시켜야 하는 행정가로서의 능력에 대해서도 많은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 보고 있다. (부산=연합뉴스)박창수기자 swi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