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높은 가운데 경기를 중계방송하는 캐스터와 해설자 그리고 일부 연예인들이 '말실수'를 해 시청자들과 청취자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등 한바탕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한국과 미국전 중계 방송에서 SBS의 송재익 캐스터는 미국의 한선수가 실축 하자 설기현 선수를 빗대어 "아~ 미국의 설기현인가요"라는 인신공격성발언을 했다가 네티즌들로부터 "우리 나라 아나운서가 맞냐"는 거센 항의를 받았다. 11일 오후 열린 카메룬-독일전에서도 송씨는 카메룬 선수들을 보면서 "전부 까매서 어느 선수가 어느 선수인지 못 알아 보겠어요"라는 '인종차별적'인 말을 내뱉었다. 이러한 실언이 있은후 인터넷 다음 카페에는 '안티 송재익-신문선'사이트가 긴급 개설됐는가 하면 SBS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송재익씨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축구 홍보대사인 가수 김흥국은 10일 MBC 라디오「김흥국.정선희의 특급작전」(표준FM 95.9Mhz)에서 대구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한국-미국전 현장 전화 중계 방송을 하다가 "이을용 선수가 왜 페널티킥을 찬 건지 이해할 수 없네요"라고 말했다가 항의가 쏟아지자 이튿날 공식 사과 방송을 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한 개그맨 박명수 또한 "최용수 설기현 선수는 축구를 그만두고 저는 방송을 그만두고..."라고 언급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한편 최근 뜨거운 월드컵 열기와 함께 전문가 못지않은 축구 지식을 지닌 시청자들이 늘면서 경기상황을 정확하게 짚어내지 못한 해설이 곧바로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올라 해설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지난달 26일 열린 한국과 프랑스의 평가전 도중 프랑스의 지단선수가 부상을 입은 정황과 관련, MBC의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SBS의 신문선 해설위원의 해설을 비교한 글을 인터넷상에 올려 신씨의 얼굴을 화끈하게 만들었다. 이날 경기 도중 지단은 전반 38분 다비드 트레제게에게 밀어준 볼이 오프사이드로 선언된 직후 코칭스태프를 향해 손가락을 머리 위에 갖다대고 빙빙 돌리는 사인을 보냈다. 이를 보고 신문선씨는 "아 심판 똑바로 보라고 항의를 하는군요"라고, 차범근씨는 "바꿔달라고 직접 벤치에 사인을 보내는 듯한데..글쎄요"라고 말해 대조를 이뤘다. 결국 지단 선수가 교체되자 신문선씨는 "다음 경기를 대비하려고 지단을 교체하네요"라고 했고 옆에 있던 송재익 캐스터는 "체면 때문에 나중에 변명하려고 하는게 아닐까요"라고 거들었다. 반면 차범근씨는 "아무래도 부상인 듯 하네요"라고 추측했고 이어 지단이 팀 닥터로부터 약을 받아먹자 송 캐스터는 "영양제인가요"라고 물은 반면 차범근씨는 "진통제까지 먹는 걸 보니 심각한 것인지도 모르겠어요."라고 상황을 정확하게 짚어냈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홍제성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