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 E조에서 아일랜드의 16강합류를 이끈 로비 킨(22.리즈 유나이티드)은 로이 킨을 이어갈 아일랜드의 차세대스트라이커다. 로비 킨은 지난 5일 독일과의 2차전에서 인저리타임에 1-1의 동점골을 넣더니 11일 요코하마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마지막 3차전에서도 첫 골을뽑아 팀이 94년 미국대회 이후 처음으로 결승 토너먼트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했다. 개막을 앞두고 감독과의 불화로 팀에서 쫓겨난 로이 킨의 공백을 메우는 정도그 이상의 몫을 해냈다. 로이 킨의 아일랜드가 아니라 로비 킨의 아일랜드를 만든 것이다. 자신의 첫 월드컵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진 두골을 기록하며 월드스타 반열에 오르기 시작한 로비 킨은 청소년시절부터 `영 스타'로 주목을 받았었다. 17세때인 97년 연습생 신분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울버햄턴 원더러스에 입단한뒤 38경기에서 11골을 뽑는 놀라운 활약으로 국가대표에 발탁됐고 같은 해 유럽청소년(18세이하)선수권대회에서 팀을 정상에 올려 놓아 실력을 인정받았다. 176㎝에 73㎏으로 스트라이커로서는 다소 작은 체구. 그러나 볼에 대한 집착력이 강하고 폭발적인 스피드를 살린 드리블과 정교한 볼처리로 상대 수비를 교란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 뿐 만 아니라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슛을 날리는 골 감각도 탁월하다. 이날 경기에서도 전반 7분 상대 진영 오른쪽에서 올라온 센터링을 발리슛으로사우디의 골망을 흔들어 아일랜드 국민에게 월드컵 16강을 선사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로비 킨의 첫 골이 후반에서 터진 개리 브린과 데이미언 더프의 연속골을 이끌어냈고 결국 아일랜드가 3-0으로 승리하는데 기폭제가 된 것이다. 97년 데뷔할 당시 유럽의 각국 프로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던 로비 킨은 99년 잉글랜드 코벤트리시티, 2000년 이탈리아 1부리그(세리에 A)의 인터 밀란 등을거쳐 2000년 12월부터 다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