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토너먼트로 가는 길이 너무도 험난하다. 지난 달 31일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가 막을 올린 이후 10일까지 32개팀이 8개조로 나뉘어 두차례씩 경기를 치렀으나 2승을 올린 B조 스페인과 C조 브라질 등 단 2팀만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을 뿐 나머지 14개팀은 11일부터 시작되는 최종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특히 예선 탈락팀도 2패를 기록한 B조 슬로베니아, C조 중국, D조 폴란드, E조 사우디아라비아, F조 나이지리아 등 5개팀만 확정됐다. 이에 따라 천당과 지옥의 갈림길에 서 있는 25개팀이 마지막 경기에 운명을 걸고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A조= 나란히 1승1무(승점 4)로 1,2위에 올라 있는 덴마크와 세네갈이 각각 1무 1패(승점 1)를 기록중인 3,4위 우루과이, 프랑스와의 한판 대결로 본선 토너먼트 진출팀을 가린다. 11일 경기에서 세네갈이나 덴마크는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동반진출한다. 덴마크와 상대할 프랑스는 반드시 이겨야 결승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이 있는데, 세네갈까지 우루과이에 패한다면 4팀이 모두 1승1무1패가 돼 골득실과 다득점을 따져야하는 복잡한 상황이 된다.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는 덴마크를 2골차 이상으로 이겨 골득실차 +1이 돼야 안심하고 16강에 오를 수 있다. ▲B조= 스페인의 16강 진출이 확정된 가운데 남아프리카공화국(1승1무)과 파라과이(1무1패)가 12일 스페인, 슬로베니아를 상대로 조 2위 다툼을 벌인다. 남아공은 비기기만해도 승점 5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만 패할 경우 파라과이가 슬로베니아를 이기면 승점이 같아져 역시 골득실-다득점을 따져 봐야 한다. ▲C조= 브라질이 2승으로 일찌감치 1위를 확정지은 가운데 1승1무의 코스타리카와 1무1패의 터키가 13일 2위 자리를 놓고 혈전을 벌일 태세다. 코스타리카는 브라질과 비기기만 해도 되지만 브라질이 녹록하게 물러설 자세가 아니어서 걱정이고 터키 역시 중국이 본선 첫 무대에서 전패로 물러날 기세가 아니어서 막판까지 안심할 수 없다. 객관적으로는 코스타리카가 현재 골득실차에서 +2를 기록, 터기의 -1을 앞서 있기 때문에 훨씬 유리한 입장이다. ▲D조= 1승1무의 한국과 미국이 나란히 승점 4로 1,2위를 지키고 있으나 14일 경기결과에 따라 순위가 최종 결정된다. 한국은 포르투갈과 비기기만하면 1승2무 승점 5로 최소한 2위를 확보하지만 폴란드를 상대로 1승을 거두며 자신감을 회복한 포르투갈이 맹렬한 기세로 공격을 퍼부을 태세다. 한국은 패할 경우 미국-폴란드전의 결과를 봐야 하는데, 미국이 이기거나 비기면 탈락하며 오로지 미국이 함께 패할 경우 골득실을 따질 수 있다. 2패로 탈락이 확정된 폴란드가 1승은 커녕 단 한골도 못넣고 물러설 것인지가 주목된다. ▲E조= 사우디아라비아가 2패로 탈락한 가운데 독일과 카메룬이 1승1무(승점 4)로 1, 2위이고 아일랜드가 2무(승점 2)로 3위. 독일-카메룬과 아일랜드-사우디가 11일 저녁 같은 시간에 운명의 일전을 벌인다. 3팀 모두 패하면 탈락이기 때문에 격전이 예상되고 있다. 먼저 아일랜드는 이미 탈락이 확정된 약체 사우디와 대결하게 돼 승점 5를 챙길 가능성이 높다. 독일과 카메룬은 서로 이겨야 하는데, 비길 경우에는 낙승이 예상되는 아일랜드와 3팀이 동률을 이뤄 세팀간의 골득실을 따져야 한다. ▲F조= '죽음의 조'에서 나이지리아가 탈락한 가운데 나머지 3팀이 짙은 안개속을 걷고 있다. 스웨덴(1승1무)-아르헨티나(1승1패), 잉글랜드(1승1무)-나이지리아 경기에 따라 판가름난다.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가 패하는 경우를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무조건 이겨야 하고 스웨덴은 최소한 비기기만 해도 되지만 역시 이기는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다. 아르헨티나는 스웨덴과 비겼을 경우 잉글랜드가 패해야 골득실을 따지게 되는데 이럴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G조= 비록 2패를 기록했지만 아직 탈락이 확정되지 않은 에콰도르는 크로아티아(1승1패)와, 멕시코(2승)는 이탈리아(1승1패)와 13일 일전을 벌인다. 멕시코는 비겨도 되지만 온 힘을 쏟을 이탈리아가 부담스럽다. 이탈리아가 이기고 크로아티아도 이기면 멕시코와 함께 세팀이 2승1패로 동률을 이뤄 골득실을 따지는 복잡한 상황이 예상되는데, 가장 현실성 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또 에콰도르와 멕시코가 모두 이기면 멕시코가 전승으로 1위가 되는 가운데 나머지 3팀이 역시 동률을 이뤄 골득실 등을 따지게 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적다. ▲H조= 일본이 1승1무로 선두에 나서 16강행이 유력하다. 일본은 최약체로 평가되는 튀니지(1무1패)와 상대하는 반면 러시아(1승1패)와 벨기에(2무)가 맞붙는다. 일본은 비기기만 해도 되고 러시아와 벨기에는 패하면 끝장인 만큼 무조건 이겨야 한다. 단지 러시아와 벨기에가 비기고 일본이 패하면 일본, 러시아, 튀니지가 1승1무1패로 동률을 이뤄 계산기를 두드려야 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