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유력 일간 '라 나시온'은 10일 월드컵축구 D조 한-미전을 경기결과 위주의 사실보도에 치중한 중남미의 다른 언론과는 달리 대구경기장의 응원장면과 사상 첫 16강 진출이 염원인 한국이 '안타깝게' 무승부를 기록한 사실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신문은 대구발 기사에서 "패션의 도시, 대구는 한-미전 당시 온통 붉은 색으로 뒤덮였다"며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간절히 염원하는 '붉은 악마'들의 환호는 폭발직전의 폭약과도 같았다"고 묘사했다. 신문은 "대구경기장에 운집한 6만여명의 관중 외에도 전국적으로 4천600만 한국국민이 이 경기를 숨죽이며 지켜봤다"고 지적하고 "특히 곳곳에 설치된 대형 멀티비전앞에 100만여명이 몰려들어 경기장 뿐 아니라 전 국토가 붉은 색 카페트가 깔린 듯한 날이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거대한 캡슐과도 같은 경기장은 양국의 국가가 연주될 때만 잠시 조용했을 뿐 붉은 악마들의 함성의 조용할 틈이 없어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조차 한국축구팬들의 열성을 '못말릴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기 전반 미국의 매티스가 첫 골을 기록하면서 붉은 악마 응원단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으나 후반 교체 투입된 안정환이 헤딩 슛을 성공시키자 경기장를 비롯한 온 나라가 떠나갈 듯 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신문은 "어쨌든 한국은 (이겨야 할 경기를) 미국과 비김으로써 강적 포르투갈과 운명의 승부를 겨루게 됐다"며 "한국이 (포르투갈을 이기고) 16강에 진출할 때 붉은 악마들의 축제는 절정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