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가 `숙적' 아르헨티나를 제압하고 결승토너먼트 진출에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잉글랜드는 7일 삿포로돔에서 벌어진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마이클 오언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데이비드 베컴이 결승골로 엮어 아르헨티나에 1-0으로 힘겹게 이겼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1승1무, 승점 4로 스웨덴과 같고 골득실도 +1로 같아 다득점을 따진 끝에 조 2위에 자리했고 아르헨티나는 1승1패, 승점 3으로 조 3위에 처졌다. 잉글랜드는 최종전에서 16강 진출 탈락이 확정된 나이지리아와 대결하는 반면아르헨티나는 조 선두인 스웨덴과 격돌하게 돼 잉글랜드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됐다. 경기 초반은 미드필드 싸움에서 우세를 보인 아르헨티나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었다. 6분만에 하비에르 사네티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아크 정면까지 전진, 오른발중거리 슛을 날려 위협했으나 골키퍼 데이비드 시먼 품에 안겼다. 잉글랜드는 전반 10분을 전후해 데이비드 베컴이 페널티지역 언저리에서 프리킥2개, 코너킥 1개의 세트플레이를 진두지휘했다. 전반 24분에는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이 아르헨티나 골지역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상대 수비수 가랑이 사이로 재치있는 오른발 땅볼 슛을 날렸으나 공이 골포스트에 맞고 튕겨 나왔다. 오언의 발끝에서 연출된 위기를 넘긴 아르헨티나는 1분 뒤 가브리엘 바티스투타가 왼쪽에서 건넨 센터링을 문전에서 헤딩 슛했지만 역시 시먼 정면으로 날아갔다. 한 차례씩 `장군 멍군'으로 그라운드의 열기는 높아만 갔고 전반 44분 마침내팽팽하던 균형은 깨졌다. 아르헨티나 아크 정면에서 수비 태클에 걸린 베컴이 콜리나 주심을 쳐다봤지만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베컴이 아쉽다는 표정으로 땅을 치는 순간 흘러나온 공이 오언에게 연결됐고 오언이 수비를 제치는 순간 무릎을 때리는 아르헨티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의 태클에넘어지자 콜리나 주심은 길게 휘슬을 울리며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항의가 있었지만 베컴은 오른발 강 슛으로 페널티킥을 그물에 꽂았다. 1골 뒤진 채 후반을 맞은 아르헨티나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은 후안 세바스티안베론을 빼고 파블로 아이마르를 투입, 분위기 전환을 노렸으나 후반 3분만에 다시결정적 위기를 맞았다. 문전 혼전중 흘러나온 공을 잉글랜드 폴 스콜스가 아크 정면에서 논스톱 발리슛을 날렸고 파블로 카바예로가 가까스로 쳐냈다. 잉글랜드는 후반 13분에도 스콜스가 미드필드 왼쪽에서 반대편으로 건넨 공을교체 투입된 테디 셰링엄이 발리 슛, 간담을 서늘케 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중반 이후 거의 주도권을 잡아 잉글랜드 문전을 지속적으로공략하고도 문전에서의 패스 또는 슈팅 타이밍을 반 템포씩 놓치는 바람에 골을 얻지는 못했다. 한편 이날 경기 주심은 이탈리아의 피에르루이기 콜리나 국제심판이 맞아 과감하면서도 냉정한 판정으로 무리없이 경기를 진행했다. (삿포로=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