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오는 10일 대구에서 열리는 월드컵 한미전을 앞두고 우리 대표팀에 대한 국민의 열광적인 성원이 혹시 반미감정으로 표출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청와대도 우리 대표팀이 미국팀을 누르고 16강에 진출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최대의 우방인 미국을 자극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지난 4일 부산에서 열린 대(對) 폴란드전 때와는 달리 한미전을 직접 참관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같은 청와대의 고민과 맥이 닿아 있다. 청와대 일각에선 월드컵 열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해 김 대통령이 모든 한국팀경기를 직접 관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으나, 결국 한-미전은 참관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 5일 "김 대통령은 대구에는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으며,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도 7일 "대통령이 대구에 갈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직접 대구에 내려가 응원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행여 경기장내에서 우발적인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큰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청와대는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나 거리곳곳에서 응원전을 펼치는 축구팬들이 우리 대표팀을 열렬히 응원하되 미국팀을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하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한미전 과정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범정부적 차원의 다각적인 대책을 수립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