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체력과 전술이해도가 이뤄낸 예고된 승리였다." 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폴란드의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D조1차전을 지켜본 축구 전문가들은 체력의 우위를 앞세운 압박능력과 상대의 허점을파고드는 전술에서의 발전이 한국의 월드컵 첫 승리를 견인했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전문가들은 초반 몇차례 위기에도 불구, 선수들이 침착하게 경기운영을 하는 등 본선 첫 경기의 부담을 완벽하게 극복했다는 점도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지적했다. ▲차범근 MBC TV 해설위원 = 히딩크 감독의 주문을 선수들이 100% 수행해 완벽하게 일궈낸 승리였다. 경기초반 선수들이 긴장해 게임이 잘 풀리지 않았지만 전반 25분 황선홍이 첫 골을 터뜨린 뒤 모든 것이 달라졌다. 1-0으로 앞서자 선수들은 평소의 안정감을 찾으면서 할수 있다는 자신감마저 생겨 그라운드에서 주도권을 확보했고 깔끔하게 승리를 마무리했다. 반면 폴란드는 선제골을 뺏긴 뒤 서두르다 보니 공격의 날카로움이 무뎌졌고 `킥 앤 러시'의 단순한 플레이로 제공권에만 의존했다. 대표팀의 강점인 미드필드와 수비의 조직력도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아 추가골을 터뜨리며 폴란드를 완벽하게 제압, 한국 축구에 길이 남을 이정표를 만들었다. ▲이회택 전남 드래곤즈 감독 = 선수들이 첫 경기의 긴장감을 떨친 가운데 초반 한 두차례 실점위기를 침착하게 잘 넘기고 전반 15분 이후부터는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유리한 경기를 펼쳤다. 득점상황에서 이을용의 패스도 좋았지만 황선홍의 논스톱슈팅은 그가 아니면 하기 힘든 것이었다. 상대는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노렸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적극적인 공격축구로 몰아붙인 것이 주효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김남일은 최전방으로 나가는 상대공격진의 패스를 번번이 차단하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김호곤 부산 아이콘스 감독 = 우리 선수들이 상대의 허점을 잘 파고들며 적절한 공격을 펼친 것이 성공했다.폴란드는 우리의 양 사이드 침투를 의식한 듯 측면으로 공격해 오면 중앙으로 수비들이 몰려들었는데 우리는 그 틈을 타 별다른 저항없이 마음놓고 날카로운 측면센터링을 날릴 수 있었다. 또한 폴란드는 미드필드에서 우리가 볼을 잡으면 뒤로 황급히물러나는 바람에 우리는 텅빈 미드필드로 마음껏 치고들어갈 수 있었다. 선취골을 잡아낸 황선홍은 중앙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수비를 흔들어 승리의 공신이 됐고 수비면에서는 김남일이 상대의 공격을 앞선에서 훌륭하게 차단했다.상대선수가 볼을 잡으면 우리 선수들이 대거 몰려들어 숫적 우위를 이뤄낸 것과 압박의 타이트함을 보면서 대표팀이 체력, 전술이해도 측면에서 크게 성장했다는 것을느꼈다. ▲김종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 전반 초반에는 상대가 수비위주로 하다보니까 찬스가 생기지 않았다. 한국선수들은 중거리슛을 자주 날려 상대 미드필더를 앞으로 끌어냈다. 이로 인해 상대 진영 좌, 우측에 많은 공간이 생겼는데 이 공간을 박지성, 설기현, 황선홍 등이 잘 이용하면서 찬스를 많이 만들어냈다. 황선홍의 플레이는 칭찬할만 하다. 공을 받지 않더라도 많이 움직여 상대수비에 틈을 만들어냈다. 초반 수비수간 호흡이 맞지 않아 몇차례 위기를 맞기는 했지만 곧바로 잘 정비했고 수비진영에서 곧바로 최전방으로 연결되는 상대의 플레이를 잘 막아냈다. 미드필더들의 압박능력도 좋았다. 김남일과 유상철은 상대가 수비형 미드필더와공격형 미드필더를 바꾸자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능력까지 보여줬다. (부산=연합뉴스)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