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비는 철벽 그 자체였다' 폴란드 축구대표팀이 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02한일월드컵축구한국과의 경기에서 패한 주된 원인은 수비형 미드필더인 라도스와프 카우지니(코트부스), 공격수 에마누엘 올리사데베(파나티나이코스)가 찰거머리 수비에 꽁꽁 묶였기 때문이다. 골키퍼나 수비라인이 한번에 올려준 볼을 허리에서 투톱에게 머리나 발로 연결해주는 것은 이미 알려진 폴란드의 주된 득점루트. 폴란드는 실제 이날 공격의 시발점을 수비라인에 거의 두지않고 골키퍼인 예지두데크(리버풀)가 192㎝로 장신인 카우지니의 머리를 향해 롱킥을 차주는 방식의 공격패턴을 고집했다. 카우지니가 볼을 정확히 머리로 받아 뒤에 있는 올리사데베 등에게 연결하면 위협적인 장면이 연출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 이같은 방식의 '경제축구'로 월드컵 예선에서 재미를 봤던 폴란드는 그러나 이날은 전혀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했다. 먼저 찬스에 강하다는 올리사데베는 김태영(전남)-홍명보(포항)-최진철(전북)의막강 스리백의 협력수비와 강한 압박에 막혀 좀처럼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카우지니도 거친 몸싸움은 물론 볼 낙하지점을 놓치지 않는 뛰어난 위치선정능력을 보인 이들 스리백과 김남일(전남)과의 제공권 다툼에서 완패했다. 월드컵 예선에서 13골을 합작한 올리사데베와 카우지니의 이름이 무색해지는 대목이었다. 이렇다 보니 투톱 중 하나인 마치에이 주라브스키(크라코프)의 움직임까지 전반내내 둔화됐고 수비라인의 불안도 야기했다. 경기시작과 함께 전반 중반까지 한치도 허점을 보이지 않던 폴란드의 포백 수비라인은 황선홍(포항)에 첫 골을 내준 뒤 흔들리기 시작, 공격부진과 맞물리면서 2골을 헌납하기에 이르렀다. 유난히 월드컵 주최국에 약한 면모를 보여왔던 결국 폴란드는 우려했던 대로 올리사데베와 카우지니가 한국의 견고한 수비력을 뚫지 못하면서 또 한번의 징크스에울게 된 셈이다. (부산=연합뉴스)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