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붉은 악마'의 원조 벨기에를 맞아 선전하고도 아쉽게 무승부를 기록, 사상 첫 승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홈팀 일본은 3일 사이타마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동점-역전-재동점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쳤으나 2-2로 아쉽게 비겼다. 일본은 비록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연속 골을 넣어 한 때전세를 뒤집는 `투혼'을 발휘해 남은 러시아, 튀니지와의 경기에서 본선 첫 승 및결승토너먼트 진출의 희망을 안겨주었다. 홈 관중의 열화와 같은 성원 앞에 그라운드에 나선 일본 선수들은 초반부터 미드필드에서 강하게 압박, 공방전을 벌였다. 일본은 전반 28분 벨기에 주장 마르크 빌모츠에게 완벽한 헤딩 찬스를 내주었으나 수문장 나라자키 세이고의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지만 이 플레이를 계기로경기 주도권을 빼앗겼다. 전반을 득점없이 비긴 일본은 후반 12분 결국 선제골을 내주었다. 에리크 반메이르가 문전으로 띄운 볼을 빌모츠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환상적인오버헤드킥을 날려 일본 그물에 꽂은 것. 선제골을 내줘 흔들리는 듯 했던 일본은 벨기에 수비진의 어이없는 실수에 편승,2분만에 동점골을 뽑았다. 미드필드에서 넘어온 볼을 벨기에 수비가 볼 처리를 골키퍼에게 미루는 사이 스즈키 다카유키가 공을 가로채면서 오른발을 뻗어 슛팅, 골을 터뜨렸다. 일본은 후반 23분에도 이나모토 준이치가 빠른 발을 이용, 벨기에 수비벽을 뚫은 뒤 골지역 왼쪽에서 강하게 왼발 슛을 때려 전세를 뒤집었다. 하지만 일본의 리드 역시 오래가지는 못했다. 후반 30분 페테르 반데르헤이든이 일본 수비진의 오프사이드 `벽'을 뚫고 패스를 받아 달려나오는 골키퍼를 확인한 뒤 왼발로 살짝 키를 넘겨 슈팅, 다시 승부를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일본은 브라질 귀화 선수 알렉산드로 산토스를 투입하는 등 승점 3을 따내기 위한 강한 의욕을 보였지만 벨기에 수비진의 몸을 던지는 철통 수비에 막혀 승점 1의무승부에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사이타마=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