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파키스탄의 핵전쟁을 막기 위한국제사회의 압력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와 파키스탄 양국 지도자들은 3일 기존 입장에서 한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와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이날아시아정상회담 개막을 하루 앞두고 알마티에 각각 도착해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카자흐스탄 대통령과 별도로 만나 테러와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을 비롯 14개국가 정상이 참여한 가운데 사흘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아시아정상회의에서 참가국들은 인도-파키스탄 전면전 위기를 외교적 수단으로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인도는 파키스탄 정부가 이슬람 무장대원들에 대한 지원을 포기하고 인도령 카슈미르에 대한 월경 침략을 중단했다는 것이 입증될 때까지는 파키스탄과 절대로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도 이번 아시아정상회담에서 아무런 조건없이 바지파이 총리와 만나 대화를 가질 용의가 있다는 이전의 입장을 되풀이하고 그러나 인도가 대화를 거부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인도 = 바지파이 총리는 이날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남아시아지역 분쟁의 원인은 `국경을 넘나드는 테러'라는 것에 의견을 같이하고 테러나 종교적 극단주의를 신봉하는 자들을 지지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마르 압둘라 인도 외무차관은 이날 인도령 카슈미르를 넘어오는 이슬람 무장대원들의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명백한 징후가 있을 때까지 파키스탄과의 직접적인 대화는 있을 수 없다는 인도의 입장을 거듭 설명했다. 한편 인도 국방부는 국제사회의 핵전쟁 우려를 의식해 성명을 내고 "인도는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절대적으로 배제한다"면서 "인도는 책임있는 국가이며 그런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경솔한 짓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 무샤라프 대통령도 이날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뒤 기자회견을 갖고 카슈미르 분쟁과 관련해 바지파이 총리와 `아무런 조건없이' 정상회담을 가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면전을 피할 가능성이 있는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나는 최선을 다할것이며 성공하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하고 "손바닥 하나로는 손뼉을 칠 수 없지만 나머지 손바닥도 마찬가지로 전쟁 억지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 국영 RTR TV와 가진 인터뷰에서는 파키스탄과의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인도가 지역 평화의 최대 장애가 되고 있으며 문제 해결을 가로막고 있다고 인도를 맹렬히 비난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 시대에서 핵전쟁은 생각할 수 없는 것이며 정신이 온전한 사람이라면 이 문제를 거론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인도와 파키스탄은 핵전쟁을막기 위해 지각과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지즈 아흐메드 파키스탄 외무부 대변인은 "파키스탄은 테러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다"고 말하고 "월경 침략이 일어나지 않도록 카슈미르 전초기지들을 계속 감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슈미르 전투 = 한편 인도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이 인도령 카슈미르에 대한 대규모 군사공격을 감행해 인도군 35명이 사망하거나 부상했다고 발표하고 인도군도 적군 벙커 등에 포격을 가해 불더미로 변했다고 덧붙였다. 인도군은 파키스탄의 이번 공격은 인도군이 닐럼계곡과 라왈라코트, 코틀리 지역에 대한 무차별 포격으로 6명을 사살하고 11명을 다치게 한 것에 대한 보복 반격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도와 파키스탄군이 대포와 자동화기를 동원해 치열한 교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민간인 8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부상했으며 인도령 카슈미르에서는 경찰과 이슬람 게릴라 3명이 숨졌다고 인도와 파키스탄 당국자들이 전했다. (알마티 AP.AFP=연합뉴스)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