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원장 권영한) 신소재응용그룹 이희웅 박사 연구팀은 전기철도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쓰이는 중요 부품인 무연(無鉛) 집전마찰판 재료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집전마찰판 재료 개발로 매년 수십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기존 집전마찰판의 문제점 중 하나였던 납 유출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집전마찰판은 전기철도에서 전기를 공급받는 장치인 팬터그라프에 쓰이는 부품으로 철도 윗부분에 자리잡은 전력선과 접촉하면서 전기를 팬터그라프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철도차량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집전마찰판은 마찰로 인해 쉽게 닳아지지 않으면서 잘 미끄러지는 성질을 지녀야 한다. 이 박사 연구팀이 만든 마찰판 재료는 구리와 아연을 섞어 만든 황동. 황동이 이미 널리 쓰이던 재료지만 일반적인 황동의 전기 저항이 구리의 10배 이상이기 때문에 전기 전도용 재료로는 잘 쓰이지 않았었다. 연구팀은 황동의 전기 전도도를 높이기 위해 황동에 베릴륨 등 미량원소를 첨가하고 금속 분말을 응집시키는 소결방식이 아니라 용융방식을 이용해 제품 사용시 분진 발생을 최소화했다. 이 박사는 "구리나 철을 주 원료로 만든 기존의 마찰판은 특히 습기에 약해 장마철에는 심하면 수명이 1주일에 불과한 경우가 있었다"며 "전기철도의 유지보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