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의 유전 및 천연가스 개발권을 환경보호를 위해 환수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주지사를 정치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29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와 CBS방송등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방정부가 2억3천500만달러(약 3천20억원)를 들여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즈 지역과 해변의 습지대에 허가했던 석유 및 가스 개발권을 다시 사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플로리다주의 에버글레이즈와 아름다운 바다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면서 "오늘 우리는 이 두가지를 모두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정부는 이 지역 개발권을 `콜리에 리소시스'로부터 1억2천만달러에 사들이는 한편 펜서콜라 근처 멕시코만(灣)의 석유시추를 막기위해 석유회사들의 이 지역 임차계약을 1억1천500만달러에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발권 환수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 사항이지만 임차계약 매입은 의회의 동의가 필요없다. 플로리다주 여론조사 결과는 주민 대다수가 근해 유전 개발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시 지사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연방정부의 이번 조치는 형인 부시 대통령이 동생을 정치적으로 돕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시 대통령 자신도 지난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검표논란 끝에 플로리다주 선거인단을 차지함으로써 대통령에 당선된 바 있다. 오는 2004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그로서도 플로리다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주(州)이다. 젭 부시 주지사는 백악관에서 개발권 환수 기념식에 참가한 뒤 이같은 조치가 중간선거에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좋은 공공 정책이라는 것이며 좋은 정치와 좋은 공공정책이 한가지 사안에 집중될 때 우리는 그것을 부끄러워할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플로리다주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알래스카주나 로키산맥의 에너지 자원 개발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과는 상충되는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환경단체인 `자연자원방어위원회(NRDC)'의 정책분석가인 리사 스피어는 플로리다주 개발권 환수는 환경적인 면에서 좋은 소식이지만 알래스카나 로키산맥에서의 에너지자원 개발정책에 대한 연방정부의 입장을 보면 '이중적인 기준'이 적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피어는 "우리는 평등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똑같은 보호조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영 기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