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회장 선거는 조직력이 탄탄한 제프 블래터 현 회장이 근소한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이사 하야투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회장의 막판 '바람몰이'가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반면 FIFA 보수세력을 대변하는 블래터 회장은 지난 81년부터 주앙 아벨란제 전회장 체제하에서 사무총장을 지낸데 이어 98년 회장직을 물려받는 등 '20년 조직관리'의 이점을 갖고 있는 반면 사상 첫 유색인 FIFA 회장 등극을 노리는 하야투 회장은 변화를 바라는 회원국들에게 `개혁파의 간판'이라는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특히 하야투 후보의 진영에는 지난 10년동안 `아벨란제 사단'에 맞서 개혁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는 레나르트 요한손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과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겸 FIFA 부회장이 가세하고 있다. '개혁파 3인방'은 27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블래터 회장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올리는 한편 지지세 확산을 주장하는 등 개혁 바람의 확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지역연맹중 회원국이 가장 많은 CAF(52개국)에서 90%이상이 하야투 후보를 지지하고 있고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도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블래터 회장은 아벨란제의 `텃밭'이었던 남미(10개국)와 북중미(35개국)의 절대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투표가 참가하는 199개국중(회원국은 204개국)중 120표를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CAF의 경우 하야투 회장이 우세를 보이고 있으나 블래터 회장측이 조직력을 이용해 일부를 끌어들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회장선거때 일부 국가가 블래터측에 매수됐었다는 비난을 받았던 아프리카에서는 블래터 회장측의 공약과는 달리 독일이 남아공을 따돌리고 오는 2006년 월드컵대회 개최지로 선정된 이후 블래터에 대한 여론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51개국의 유럽과 45개 회원국의 아시아는 국가별 입장차이에 따라 표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AFC의 경우 블래터를 지지하는 모하메드 빈 하맘(카타르) 회장과 하야투를 밀고 있는 정몽준 회장의 입장차이로 투표 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회장 선거를 통한 양측의 대결에서는 지난 94년 아벨란제, 98년 블래터의 당선으로 보수파의 우세가 계속되고 있으나 2002년 월드컵축구 개최지 결정때는 일본 단독 개최를 희망하는 아벨란제 회장이 요한손과 정몽준의 한.일 공동개최론에 밀린 적도 있다. 또 월드컵 마케팅 대행사인 ISL의 파산후에는 블래터 회장이 부정부패와 재정관리 실패라는 비난 때문에 집행위원 11명으로부터 제소까지 당하는 등 곤경에 처해있다. 이번 선거가 끝난 후에는 패배하는 쪽이 급격하게 몰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즉 블래터 회장이 압승을 거둘 경우 `아벨란제 사단'의 우위가 확고해지면서 요한손을 중심으로 한 개혁세력이 중심을 잃고 동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요한손회장은 이미 블래터가 재선될 경우 UEFA 회장직 사퇴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반대로 하야투 후보가 승리할 경우에는 그동안 블래터 회장이 중단시켰던 내부감사를 포함, 온갖 의혹들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아벨란제측이 누렸던 각종 기득권을 박탈하는 등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서울=연합뉴스)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