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가 양재동 일대를 미국 디트로이트에 버금가는 세계적 자동차 산업단지로 육성하기 위한 지구단위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양재동 일대에는 현대자동차 및 기아자동차 본사가 자리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자동차 매매단지인 '서울 오토갤러리'도 들어설 예정이다. 서초구청은 이와 관련,최근 민간업체에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고 26일 밝혔다. 조남호 서초구청장(64)은 "세계적 자동차기업인 현대차 본사가 2000년 양재동으로 이사온 후 서초구의 랜드마크로 떠올랐지만 그에 걸맞은 도시기능이 뒷받침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양재동 일대를 체계적으로 개발,세계적인 자동차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청사진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구청장의 이같은 구상은 서초구 일대를 '서울의 남쪽'이 아닌 '서울의 중심'으로 발돋움시키겠다는 적극적인 개발의지에서 비롯됐다. 그는 "서울시민의 거주지가 분당 용인 광주 등 수도권 남부로 확대되면서 서초구 강남구 등 강남권이 서울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특히 서초구는 서울의 '얼굴'인 양재IC 등이 위치해 있어 도시계획에 따른 체계적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용역 결과가 오는 11월에 나올 예정인 데다 6·13 지방선거도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이 지역이 어떤 형태로 변모될지를 예단할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현재 구상대로 진행될 경우 주거용으로 묶여 있는 현대차 본사 주변 염곡사거리 일대 주택가를 준주거지 또는 상업용지로 풀어주는 등의 다양한 노력을 통해 이 일대를 상업 및 유통지구로 변모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초구는 7백∼8백개로 추정되는 현대차 협력업체의 상당수를 이 일대로 끌어들인다는 복안이다. 조 구청장은 또 선거를 앞두고 최근 서초구민 사이에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서울시의 청계산 화장터 건립 계획과 관련,"서울시 계획은 서초구청과의 협의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것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