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단지 내 상가시장에 불어닥쳤던 '묻지마 투자' 열풍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무조건 따내고 보자'식의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낙찰가가 입찰내정가보다 2∼3배에 달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입찰경쟁률도 웬만하면 수십대 1을 넘나들고 있다. 과열지역도 서울·수도권을 벗어나 지방으로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낙찰가로 인해 분양가 대비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는가 하면 과잉공급에 따른 가격하락까지 우려되고 있어 자칫하다간 투자자들이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경쟁률·낙찰가 천정부지= 지난 17일 수도권에서 분양됐던 주공아파트 상가 3곳 가운데 2곳의 평균 경쟁률이 10 대 1을 기록했다. 양평 공흥단지의 경우 3개 점포에 37명이 몰려 12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 실시된 부천 상동3단지 주공그린빌 단지 내 상가입찰에는 19개 점포 분양에 5백12명이 몰렸다. 평당 예정가 1천5백45만원인 1층 11평짜리 점포는 평당 4천7백90만원에 팔렸다. 지난 15일 분양된 고양 대화동 일신건영 단지 내 상가에는 36개 점포에 2백여명이 몰려 평균 5.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층 점포는 평당 내정가 1천5백만원보다 3배 이상 비싼 3천7백만원에 낙찰됐다. 지난 8일 주은부동산신탁이 내놓은 대구 메트로팔레스 상가는 1백4개 점포 분양에 1천6백67명이 몰려 평균 1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분위기에 휩쓸리는 고가낙찰 주의해야=주변 상가보다 터무니없이 비싸게 살 경우 대부분 투자수익률이 저조해 큰 손실을 입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상가정보업체인 상가114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구리토평과 용인수지 등 수도권 유망택지지구 내 1층 13∼14평 상가의 작년 평균 임대수익은 1백50만~2백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2년전 분양가가 1억8천만원과 2억1천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수익률이 13∼14%선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에는 낙찰가가 4억∼5억원대까지 치솟아 수익률이 4%대로 급격히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분양가 대비 수익률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고 주문한다. 상가114 안진우 실장은 "입찰현장에서 묻지마투자 분위기에 휩쓸리면 적정수익 보장은 고사하고 모처럼 마련한 목돈이 묶여 가슴앓이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