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의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한국타이거풀스 뿐만 아니라 경쟁업체였던 한국전자복권측의 로비의혹도 점차 커지는 양상이다. 검찰은 `전자복권측의 막강한 로비에 맞서기 위한 자구차원에서 정.관계 인사들에게 접근했다'는 타이거풀스측 관계자들의 진술이 잇따라 확보됨에 따라 핵심단서가 확보될 경우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과정 전반에 대해 전면 수사에 착수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경우에 따라선 정.관계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타이거풀스가 전자복권측과 치열한 로비경쟁을 벌이게 된 시기는 2000년 중반무렵으로, 그 이전까지만 해도 체육복표 사업자는 복표사업 개념을 국내에 첫도입한타이거풀스로 낙찰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그러나 2000년 8월께부터 `한국전자복권이 여권실세들을 등에 업었다'는 얘기가나돌면서 전자복권이 유력업체로 급부상함과 동시에 업계의 합종연횡에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자 타이거풀스측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실제로 전자복권측은 국민체육진흥공단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SBS스포츠TV, 체육복권판매를 비롯, 포스데이타, 국민은행, 쌍용정보통신 등을 컨소시엄에 참여시키면서 그간 독주가 예상됐던 타이거풀스를 긴장시켰다. 여기에 전자복권 사장 김현성씨가 연청 출신으로 이수동 아태재단 전 상임이사와 K씨 등 여권 실력자들과 두터운 교분을 갖고 있다는 소문까지 가세해 타이거풀스의 위기감을 증폭시켰다. 타이거풀스 대표 송재빈씨가 최근 검찰에서 "전자복권이 여권실세를 등에 업고체육복표 사업자를 따내기 위해 광범위한 로비를 벌인다는 소문이 파다해 위기감을느끼고 홍걸씨에게 접근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은 이런 정황을 뒷받침한다. 이런 맥락에서 타이거풀스측이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씨와 김희완 전 서울시정무부시장 등을 통해 홍걸씨를 등에 업고 포스코 유상부 회장을 만난 뒤 전자복권측 컨소시엄에 속해있던 포스데이타가 돌연 탈퇴한 사실은 타이거풀스측이 전자복권측의 전방위 로비에 대응해 본격적으로 맞불을 놓기 시작한 것이라는 추론을 가능케한다. 공교롭게도 전자복권은 포스데이타의 컨소시엄 탈퇴를 계기로 힘이 빠지면서 결국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고배를 마시게 됐지만 극적 반전을 위한 막바지몸부림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전자복권측이 2001년 1월 타이거풀스의 문제점을 담은 투서를 이수동씨를통해 청와대에 전달해 타이거풀스가 `전자복권의 문제점'이란 문건으로 반격하는 등타이거풀스가 우선협상자에서 최종 수탁자로 선정되는 2000년 12월에서 2001년 2월까지 양측의 로비전은 극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문병훈 기자 b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