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등 3당 원내총무는 20일 오전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실에서 회담을 열어 16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문제를 논의했으나 각당간 입장 차이로 진통을 겪었다.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총무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으로 여야 개념이 사라진 만큼 원내 제1당이 국회의장과 주요 상임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주장한 반면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민주당이 사실상 여당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기존의 관행 존중을 요구했다. 특히 회담에서 정 총무와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총무는 함석재(咸錫宰) 의원의자민련 탈당 문제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장 표명을 요구, `한나라당의 의원빼가기'가중단되지 않는 이상 협상에 응할 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무는 "국회법에 따라 오는 25일까지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29일까지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쳐야 한다"면서 "원내 1당인 한나라당이 국회의장과 운영, 법사,국방위 등 주요 상임위원장직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총무는 "한나라당의 의원빼가기가 계속되는 등 정국이 혼란스런 상황에서 원구성 협상을 계속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며 "함석재 의원의 자민련 탈당 문제 등에 대한 한나라당의 명확한 입장표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맞섰다. 상임위원장 배분과 관련, 한나라당은 19개 위원회를 기준으로 9(한나)대8(민주)대2(비교섭)로 하되 임기 4년의 정보위원장을 민주당이 맡고 있는 만큼 9대7대2로배분할 것을 제안했으나 민주당은 정보위를 제외한 18개 상임위를 기준으로 9(한나)대8(민주)대1(비교섭)로 해야 한다고 맞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와 함께 정 총무는 "월드컵 기간에 여야 모두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에 주력하자"고 제안했으나 이 총무는 "권력형 비리에 대해 침묵하라는 것은 정당활동을 중단하라는 것과 같다"고 일축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