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내 총선 실시 방침을 밝힌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17일 이스라엘이 점령지에서 철수한 이후에야 선거가 실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건을 달아 귀추가 주목된다. 아라파트 수반은 이날 이스라엘군의 철수전에 선거가 실시될 수 있는 지를 묻는질문에 "물론 아니다"라면서 "점령하에서 선거를 실시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나빌 샤스 국제협력 장관도 "6개월안에 선거를 실시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선거가 실시되기전에 이스라엘은 2000년 9월 28일 이전의 상황으로 병력을 철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아라파트 수반의 철수 요구를 일축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보좌관인 라난 기신은 "아라파트는 한편으로는 개혁을 말하면서 지금은 개혁을 실시하지 않을 변명을 둘러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아라파트는 자신이 대(對)테러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군이점령지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역시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미국은 아라파트 수반이 이스라엘의 철수를 선거 조건으로 내걸자 아라파트 수반의 정치개혁 약속은 외부상황과는 상관없이 실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자치정부 개혁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옳은 일이기 때문에 개혁은 성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철수하지 않는다면 자살폭탄 공격이 재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루크 카두미 PLO 정치담당은 "이스라엘이 철수하지 않는다면 순교작전을 비롯해 다른 형태의 작전들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이 지난밤 요르단강 서안 예닌 난민촌을 공격, 팔레스타인인 40여명을 체포했다고 팔레스타인 소식통들이 밝혔다. 이스라엘 탱크 수십대는 공격용 헬기의 지원을 받아 예닌 난민촌에 진입했으며팔레스타인 무장요원들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아 팔레스타인 소년 1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으며, 아랍계 이스라엘 여성 1명도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중상을 입은 뒤 숨졌다. 또 가자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에 침입하려고한 팔레스타인 무장요원 1명도 사살당했다. (라말라.베이루트.워싱턴 AP.AF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