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7일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을 지낸 최문휴(崔文休) 국회도서관장이 국회 속기사들에게 '특정정당'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참여한 대선주자 TV토론회 녹화테이프 내용을 문자화할 것을 지시하는등 국회 직원을 사적으로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정범구(鄭範九) 대변인은 "최 관장이 지난 9일 도서관 권모 국장에게 이회창 후보의 경선 관련 녹화테이프를 번문해줄 것을 요구하고 권 국장은 이를 국회사무처속기1과 김창진 서기관에게 지시했다"면서 "공무원인 속기사를 특정정당 대선후보의 선거작업 도구로 동원하는 전대미문의 작태가 어떻게 가능한가"라고 비난했다. 정 대변인은 "이 후보는 벌써부터 제1당의 위세를 빌어 국회를 사유화하겠다는것인가"라고 묻고 "이 사건은 국가의 기강을 뿌리째 흔든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도 "문자화를 의뢰한 테이프는 50개로 최 관장의 주장과는 달리 모두 이 후보가 출연한 내용"이라며 "중립을 지켜야할 도서관장이 공무원인 속기사를 동원해 특정정당 후보와 관련이 있는 사적 업무를 지시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관장은 "지난 97년 대선 때도 주요 3당 후보와 관련된 녹화테이프자료를 문자화한 자료를 토대로 출판한 적이 있는데 이번 일도 그런 차원이며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 경선 TV토론 테이프도 함께 의뢰했다"고 반박했다. 김창진 서기관도 "최 관장이 테이프 문자화를 부탁한 것은 사실이나 이 테이프는 한나라당 및 민주당 주자들의 테이프도 포함돼 있어 특정정당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테이프 50개를 문자화할 경우 시간이 많이 들어 일부만 하겠다고 말했으며 이 일에 참여한 속기사들에게 `시간외 수당' 명목으로 수고비를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