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셋째 아들 홍걸(弘傑)씨의 검찰 출두가 임박한 15일 청와대는 무거운 침묵과 고뇌 속에 빠져들었다. 특히 김 대통령과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는 홍걸씨가 귀국한 14일 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김 대통령은 홍걸씨가 14일 밤 인천공항 도착 직후 전화를 걸어 "죄송하다"고울먹였으나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사는 성경책을 들추어가며 기도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김 대통령 내외는 오랜만에 귀국한 아들, 그것도 검찰소환을 앞두고 있는 막내아들이기에 홍걸씨를 만나고 싶은 마음도 들었겠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위해 홍걸씨를 만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승의 날을 맞아 이날 낮 전국의 모범 교원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학생들이 스승의 날 기념 노래를 불렀으나 김 대통령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식사후 연설을 하면서도 표정과 목소리가 무거웠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강한 목소리로 연설을 했으며 퇴장시에는 애써 미소를 짓기도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은 한결같이 홍걸씨의 귀국사실을 사전에 몰랐다는 입장을취했으며 홍걸씨가 간밤에 어디에서 묵었는지, 언제 검찰에 출두하게 되는지 등에대해서도 `모른다'며 함구했다. 박선숙(朴仙淑) 대변인은 `홍걸씨가 어디에 머물고 있느냐'는 질문에 "어디에있는지 모른다"면서 "변호사와 만나 검찰출두에 대해 협의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도 "어디에 있는지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변호사와 검찰이 일정을 잡게되면 그 시간에 홍걸씨가 나가겠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전날 홍걸씨가 귀국하는 과정에서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극비 귀국작전이 펼쳐진 데 대해 항의하는 e-메일이 빗발쳤다. 내용은 "잘못을 저지른 대통령의 아들이 귀국하는데 국가기관이 동원돼 감싸고도는 이유가 뭐냐"는 질책이 주류를 이뤘다. 이같은 분위기속에서 청와대는 내부적으로 홍걸씨 사법처리 이후 대처방안 등에대해 다각적인 검토작업에 착수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청와대는 홍걸씨가 사법처리될 경우 내주초 김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 사과를 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과 시기에 대해선 홍업씨 문제가 매듭지어진 뒤 함께 사과하는 방안을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