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차 세계보건총회(WHA)가 오는 13일부터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될 예정이나 대만의 옵서버 가입 문제를 놓고 초반부터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보건총회는 13일 오전 개회식에 이어 운영위원회를 소집, 대만의 옵서버 가입신청 안건을 이번 총회 의제로 상정할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운영위원회는 지난 1997년 50차 총회에서 투표로 의제 상정을 부결시킨 이후 4년간 표대결없이 토론만 진행하고 위원장의 직권형식으로 총회 의제 상정을 유보해왔다. 그러나 이번 총회에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대만의 옵서버 가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 25개국으로 구성된 운영위 위원국들의 투표결과가 주목된다. 대만의 옵서버 가입신청에 대한 의제 상정이 통과될 경우 총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191개 회원국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만의 옵서버 가입문제를 정식 의제로채택할 것인지의 여부를 놓고 표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 그러나 총회 본회의 투표에서 대만의 옵서버 가입신청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대만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과의 마찰을 피하고 중국과의관계를 고려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일부 국가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국명을 사용하지 않고 `건강지역(Health Territory)' 또는 `건강실체(Health Entity)'라는 이름으로 옵서버 가입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대만이 정식 회원으로 동시에 가입하고 있는 국제기구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유일하다. 중국은 WTO 가입협상의 조건인 대만의 가입을 수용했으며, 대만은WTO 규정에 의해 정식국가가 아닌 특별관세지역으로 지난 1월 1일 144번째 회원으로가입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대만의 옵서버 가입문제와 함께 팔레스타인 점령지역내 보건상황과 생.화학제제의 고의적 사용 등에 대한 대책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총회는 특히 천연두 종균을 미국과 러시아의 비밀실험실에 저장하고 나머지 회원국들은 자체 보관 종균을 폐기토록 한 지난 99년 총회 결의의 시한이 만료됨에 따라 미국과 러시아의 천연두 종균 보관 시한연장을 결정할 방침이다. 그로 할렘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은 지난번 WHO 집행이사회에서 미국과 러시아의천연두 종균 무기한 보관을 사실상 권고하는 보고서를 제출했으나 중국은 이에 반대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이번 총회에 이태복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며 지난해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의 남북한 연쇄방문을 계기로 WHO를 통한 남북한 의료분야 협력문제도 타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