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캐주얼 브랜드 '유니크로'의 주역 야나이 다다시(53) 일본 패스트 리테일링 사장이 8일 '용퇴'를 결정,신선한 감동을 던져주고 있다. 야나이 사장은 1984년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시골 양복점을 매출 2천2백89억엔의 중견의류업체인 패스트 리테일링으로 키워낸 인물. 특히 의류업종에 패스트푸드식 경영방식을 접목,'싸고 고객이 원하는 양질의 제품만 생산한다'는 모토로 의류유통혁명을 이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국내 상당수 의류업체들도 그의 사업모델을 배워 중저가 브랜드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의 퇴진은 몇가지 사실에서 관심을 끈다. 그 하나는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일본재계의 풍토를 무시하고 철저히 능력위주로 후임을 뽑았다는 점이다. 신임사장으로 발탁된 다마즈카 게니치 영국담당 임원의 나이는 불과 39세로 일본 상장회사 CEO중 최연소다. 이 회사의 영국진출이 실패할 것이란 사내의 우려를 불식시킨 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고객을 감동시킬 기발한 아이디어가 없으면 자리에 연연하지 말라'는 그의 지론을 스스로 실천한 점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올들어 매출이 감소한데 대한 책임을 지고 한창 일할 나이에 명예직인 회장으로 물러났다. 그는 앞으로 기획과 해외업무 조언을 담당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그의 결정이 일본 재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