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던 증시가 25일 폭락세로 돌변했다. 이날 하룻동안에만 거래소 16조5천억원, 코스닥 2조8천억원 등 총 19조4천억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경기 모멘텀 부재와 수급악화 등 잠재된 악재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증시가 폭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코스닥시장에 대한 대규모 작전조사를 둘러싼 흉흉한 시장분위기와 LG그룹의 지배구조 투명성 문제까지 겹쳐지면서 낙폭이 커졌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기대 밑돈 경기회복 =미국 경기의 반등세가 예상에 못미치면서 국내 수출경기 회복도 더뎌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전일 미국증시의 발목을 잡은 것은 3월 내구재주문 증가율. 미국의 3월 내구재주문은 당초 0.5%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경기선행지수도 0.3%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에 못미치는 0.1% 증가하는데 그쳤다. 나스닥지수도 6일 연속 하락했다. 동양종금증권 박재훈 투자전략팀 차장은 "최근 미국의 경기지표나 인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에릭슨 퀄컴 등 주요 IT(정보기술) 기업의 실적악화 등에서 알수 있듯이 미국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 꼬여가는 수급여건 =최근 삼성전자등 일부 대형 우량주에만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다른 종목으로 매기 확산이 안되고 있다. 수급공백 상태가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하락종목수가 상승종목보다 훨씬 많아 체감지수도 실제 보다 훨씬 낮았다. SK증권 이충식 상무는 "최근 외국인과 국내 기관의 매도세속에 개인만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매수세를 보였다"면서 "이 과정에서 주가가 급락하다 보니 투자심리가 악화돼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악순환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우량주 싸게 사는 기회로 =전문가들이 이번 조정국면을 우량주에 대한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KGI증권 윤세욱 이사는 "미국 증시에 대해 국내 반응이 과민한 측면이 있다"면서 "지수가 850선까지 떨어지면 실적호전 우량주를 분할 매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구재상 대표는 "지수가 한 단계 더 내려가면 국내 기관과 개인 자금이 들어와 지수 850선은 지켜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실적 좋은 우량주 위주로 저가 매수하는 전략이 고려할만 하다"고 강조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