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은 한마디로 '회복국면 가시화'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지난 2000년 중반부터 시작되었던 전세계적인 경기둔화가 바닥을 지났다는 진단이고 보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좋아진다고 해서 무조건 우리경제도 좋아지리라고 낙관하는 것은 금물이다. 우선 주목해 봐야 할 내용은 지난해 말 발표했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불과 4개월만에 대폭 상향 조정한 대목이다. 그만큼 세계경제의 경기회복 속도가 가파르게 나타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그같은 세계경기의 가파른 회복세를 충분히 활용할 준비가 돼있느냐는 점이다. 세계경기 회복을 우리경제의 활황으로 연결시키려면 무엇보다 상품 또는 서비스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공급여력을 키워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수출은 아직도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고, 설비투자는 외환위기 이후의 정체상태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투자위축은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 약화라는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경기 회복을 활용할 기회를 일실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조속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IMF 전망의 또 다른 특징은 지역별 경기회복의 편차가 크리란 점이다. 미국과 한국 등 아시아 신흥공업국 중심의 경기회복이 이뤄질 것이지만 여타지역에 대한 기대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 특히 일본과 중국경제에 대한 성장전망을 지난해 말에 비해 그다지 높게 조정하지 않은 점은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IMF도 미국주도의 경기회복이 이뤄지더라도 다른 선진국들의 성장이 가속화되지 못하면 경기회복이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세계경제 전망이 밝아지는 것은 틀림없지만 방심할 때는 아니다. IMF가 우리경제의 활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자만하기에 앞서 경제체질 강화와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