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후 지난달까지 부동산시장의 투자열풍을 주도해온 오피스텔시장에 최근 들어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견본주택을 열지 않아도 수백실의 오피스텔이 팔려 나갔던 물좋은 시절의 끝자락이 보이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주 문을 연 서울 수도권 3~4개의 모델하우스에는 방문객들이 급감, 한산한 분위기를 보였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몰려드는 사람들로 견본주택이 북새통을 이루던 것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이달 초 분양을 시작한 서울 강북지역 한 오피스텔은 보름이 지나도록 계약률이 40%를 넘지 못해 분양 관계자들의 애을 태우고 있다. 과열거품 걷히고 안정화 추세 =오피스텔시장에 과열거품이 잦아들고 있는 데는 정부가 선착순분양을 포함해 사전분양 방식을 금지한 것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초 정부가 줄세우기식 선착순분양을 금지하고 최근엔 오는 6월부터 사전분양까지 완전히 금지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부터 과열양상까지 보였던 투자열풍에 찬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여기에 과잉공급에 따른 투자자들의 임대수익률 하락우려가 심화되면서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지난달 말부터 '큰손'도 구경하기 힘들어졌다는게 분양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한 곳에서 5~6실을 한꺼번에 구매하는 등 투자바람을 좌우해 왔다. 이들이 관망세에 들어가면서 '묻지마' 투자 양상도 사라지고 있다. 실수요자들과 1억~3억원 정도의 여윳돈으로 임대사업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주요 수요층으로 부상하면서 시장분위기가 차분해지고 있다. 상반기까지는 공급물량 '봇물' =공급과잉에 대한 불안과 정부의 분양방식 규제에도 불구하고 오는 6월까지는 쏟아지는 물량이 줄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들어 4월 중순까지 서울 수도권에서만 분양된 오피스텔은 서울이 14곳 3천2백여실, 수도권 5곳 5천3백여실 등 8천6백여실에 달한다. 상반기 동안 공급계획을 세우고 있는 물량까지 포함하면 모두 3만3천1백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작년 한햇동안 서울 수도권에 공급된 3만4천여실과 맞먹는 물량이다. 분양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건설업계가 오피스텔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데다 정부 정책도 침체 쪽으로 유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현재 시장상태가 완전침체가 아니고 투자과열에 따른 조정국면이라고 평가한다. 업체들은 서울시의 용적률 규제도 빨라야 오는 6월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판단, 용적률 규제 이전까지 분양을 끝내겠다는 전략이다. 정부의 분양방식 규제도 시장과열방지를 위한 예방조처이기 때문에 실수요자와 소액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구매세력은 꾸준히 존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차별화 통한 분양경쟁 치열해질 듯 =오피스텔시장의 분양열기가 주춤해지면서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건설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평면 조경 편의시설 등을 특화시켜 기존 오피스텔과 차별화하지 않고는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기 힘들기 때문이다. 우선 1억~2억원대의 소규모 투자자를 위한 소형화 전략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20평형대의 소형이 10평 안팎의 미니원룸으로 더욱 작아지고 있다. 소형 임대수요가 대형에 비해 많아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다는 것도 한몫 하고 있다. 현재 분양 중이거나 조만간 분양 예정인 서울지역 5곳의 오피스텔이 공급물량 모두를 9~15평형으로 꾸몄다. 18~28평형대가 많았던 지난해와는 크게 달라진 양상이다. 이같은 극단적 소형화와는 반대로 아파트를 닮은 중대형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평면 구성에 있어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들 아파트형 오피스텔은 단지내 조경, 부대시설도 아파트와 유사하게 꾸며진다. 이같은 중대형화는 오피스텔이 주거상품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으면서 아파트시장 실수요자들을 오피스텔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상품으로 등장한 것이다. 도심 상업지역보다 주거지역에 인접한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 아파트형 오피스텔은 실내 전용률도 70~80%선으로 높이고 평면도 아파트와 비슷한 모양으로 꾸며진다. 평형도 아파트와 유사한 24~60평형으로 구성되고 주차장도 서비스면적으로 제공한다. 특히 주차장이 1실당 1대이상 확보, 기존 오피스텔과 차별화를 하고 있다. 주거전용으로 구성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대지면적이 2천평이상 확보돼야 가능하다. 소형에 비해 분양가도 비싸고 분양도 잘되는 편이어 앞으로 공급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가구 2주택에 해당이 안돼 양도세 중과를 받지 않으며 청약통장과도 상관이 없어서 수요자들이 관심이 높다는게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실례로 동양고속에서 지난해말 목동에서 선보인 아파트형 오피스텔 '동양파라곤'은 분양시작 4시간만에 모두 팔렸다. 내부?24~64평형까지 중대형으로 구성됐다. 작년말 분당에서 공급된 삼정트라움하우스도 분양시작 당일에 모두 계약이 끝났다. 36평형 단일평형으로 아파트와 똑같이 꾸며졌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