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대표 강현두)의 기획조정실 이모 부장이 직원 e-메일을 불법 감청한 혐의로 구속됨에 따라 출범을 전후해 잡음이 끊이지 않아온 스카이라이프의 도덕성이 또다시 도마위에 오르게 됐다.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는 17일 이 부장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감사팀장인 유모씨와 부산지사 직원 이모씨 등 2명을 불구속입건했다. 특히 검찰은 이 불법감청이 상부지시에 따른 것이었는지 여부를 캐기 위한 보강수사를 계속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불똥이 스카이라이프 경영진에게까지 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검찰수사결과 발표후 스카이라이프의 '불법적인' 사생활 침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방송가 안팎에서 쏟아져 가뜩이나 위성수신장치인 셋톱박스 보급 지체와 경영난맥상 등으로 물의를 빚어온 스카이라이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디지털위성방송이 지난달초 불법 감청한 e-메일을 근거로 "회사에 불리한 정보를 언론에 유출했다"는 이유로 이모 동부권총괄지사장과 양모 고객센터장, 박모 대외협력실부장 등 3명을 해고한 것이 발단으로, 컴퓨터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형사처벌로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 3월 본방송이후 파행방송과 부실경영에 대한 경영진 책임론이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스카이라이프 경영진에 쏠리는 시선은 이래저래 곱지 않게 됐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해고자 3명은 평소 회사의 부실경영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것으로 전해져 스카이라이프의 `표적 해킹'과 `표적 해고' 논란 역시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 방송전문가는 "공익성을 앞세우는 방송사가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개인정보를 침해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점에서 사안의 심각성을 드러낸 것"이라며 "위성방송은 이를 계기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비난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의 최민희 사무총장은 "위성방송의 출범과정을 보면 방송의 공익성 등을 신중하게 고려하기 보다는 졸속 진행된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앞으로도 위성방송이 방송의 품위를 제대로 지켜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명조기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