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상승세를 사흘째 이었다. 전날 나스닥지수가 반도체관련주의 예상밖 실적호전에 힘입어 3% 이상 급등, 1,800선을 회복한 게 힘이 됐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각각 4억주와 2조원대를 회복하는 등 거래도 활발했다. 그러나 여전히 개인 순매수에 의존한 가운데 뚜렷한 주도주도 없어 거래소에 비해 상대적인 소외감을 느껴야 했다. 지수가 서서히 흘러내리면서 장후반에는 개별주가 대거 하락세로 돌아서며 개장초 600개 이상이던 상승종목수가 300개 후반으로 크게 줄었다. 시장관계자들은 당분간 안정적 지수흐름이 예상되나 미국 시장의 안정세가 확인될 때까지 실적주 위주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7일 코스닥지수는 87.43에 마감, 전날보다 0.92포인트, 1.06% 올랐다. 개장초 88.78까지 오르며 20일선 회복 기대를 고조시켰으나 급등 경계감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폭을 줄였다. 운송업이 5% 이상 올랐고 반도체와 IT부품이 3%대의 상승세로 시장을 주도했다. 반면 소프트웨어, 디지털컨텐츠, 방송서비스, 기계장비, 제약, 화학, 종이목재, 섬유의료 등은 내렸다. 상승종목수가 367개로 하락 345개보다 조금 웃돌았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79억원과 5억원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49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 대형통신주 강세 = 대형통신주를 비롯한 지수관련주가 비교적 상승세를 보였으나 일부 종목은 급락해 지수에 부담이 됐다. KTF, LG텔레콤, 하나로통신이 동반 상승하며 지수를 이끌었고 국민카드, 기업은행, 휴맥스 등도 상승세에 동참했다. 아시아나항공과 옥션은 5~6% 올라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강원랜드, 엔씨소프트, 다음 등은 내렸다. 씨엔씨엔터는 상승폭 부담과 특허관련 분쟁 악재가 부각되며 하한가로 급락해 시장 분위기를 경색시켰다. 미국 반도체지수 상승 및 삼성전자 강세와 연동하며 테크노세미켐, 피에스케이, 아토, 반도체ENG 등 반도체 관련주와 우영, 레이젠 등 LCD주 강세가 단연 돋보였다. 휴맥스가 2% 오르고 한단정보통신이 보합에 마감하는 등 셋톱박스주가 안정세를 나타냈으나 현대디지탈텍은 전날 오름폭을 조금 내놓는 등 종목별 등락이 엇갈렸다. ◆ 상승세 연장 타진 = 미국 기업 실적 경고가 일단 완화됨에 따라 시장은 안정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거래소 대비 상승폭이 미진하나 외국인과 기관의 적극적 매수세가 들어 오지 않을 경우 상대적으로 소외감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뚜렷한 주도주가 없고 주로 개인만 순매수하는 수급 한계가 여전하다"며 "일단 20일선이 위치한 89선 진입 여부를 지켜보면서 실적주와 수출주를 중심으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투자신탁증권 김종수 연구원은 "실적우량 대표주인 셋톱박스주의 고성장 기대가 꺾인데다 DVR주도 시장 진입 기업 증가로 향후 성장성에 의문이 나오고 있다"며 "반도체와 LCD주가 장기간 조정에 따른 가격메리트로 당분간 강세를 이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엄준호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은 큰 메리트가 없어 실적 확인전에는 매수가담 세력이 약하다"며 "미국 시장 강세가 이어질 지 좀더 확인해야 되지만 내일까지 강세가 이어질 경우 분위기 전환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