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경선 주자간의 TV토론회가 오는 11일부터 시작되면서 경선 열기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이회창(李會昌) 최병렬(崔秉烈) 이부영(李富榮) 이상희(李祥羲) 후보측은 '미디어 선거의 꽃'인 TV토론에서의 선전여부가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방송전문가를 영입, 대비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정 = KBS가 11일 오후 10시부터 2시간 동안 4명의 후보를 초청한 가운데 첫TV 합동토론회를 개최한다. 경인방송은 12일 오후 8시부터 3시간동안 합동토론회를 가지며 SBS는 15일 오후11시 5분부터 역시 합동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16일에는 YTN이 낮 10시부터 2시간 동안 합동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며 울산방송도 울산경선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11시부터 토론회를 갖는다. MBC는 18일 또는 25일 합동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나 18일 울산에 이어 19일 제주에서 한나라당 경선이 잡혀 있어 최종 일정을 놓고 조율중이다. 이밖에 MBC는 10일 이상희, 11일 이부영, 12일 최병렬 후보를 각각 초청한 가운데 낮 12시 5분부터 1시간 50분 동안 개별 토론회를 갖기로 했다. 이회창 후보는 15일에 토론회 일정이 잡혔으나 참석여부는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토론대책 ▲이회창 = 경선과정에서 전개될 TV토론을 통해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제시해 정권교체의 적임자임을 부각시켜 나갈 방침이다. 핵심 관계자는 "경선은 본선 게임인 대통령 선거전의 전반전이라 할 수 있으며특히 TV토론을 통해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정치개혁과 남북관계, 경제, 교육문제 등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책토론의 장으로 이끌어가고, 상대후보에 대한 비방이나 인신공격은 절대 안하는 것은 물론 상대후보의 공격에도 대응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TV 토론준비는 KBS 출신인 양휘부(梁輝夫) 특보가 총괄하는 가운데 유승민(劉承旼) 전 여의도연구소장이 공약과 정책준비를 하고 있고 심준형 홍보특보와 SBS 기자출신인 박경수 보좌관도 가세하고 있다. 이 후보는 시간이 날때마다 참모들이 준비한 예상질문 답변자료를 챙기며 숙독하고 있고, 필요할 경우 토론전에 카메라 테스트도 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최병렬 = 뒤늦게 경선전에 참여, 유권자에게 경선 출마의 변을 제대로 알리지못한 만큼 TV토론을 통해 `이회창 필패론'을 적극 제기하면서 `최풍'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다른 후보들에 비해 언론매체에 대한 적응력이나 친숙도가 뛰어난 만큼 TV토론이 진행되면서 당 안팎에 팽배한 `이회창 대세론'이 힘을 잃고 `최병렬 대안론'이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후보들의 지구당 방문이나 위원장 면담이 금지된 상황에서 TV토론이 사실상 선거운동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토론을 통해서 최 후보의장점이 크게 부각되면서 선거판도도 급변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에 따라 최 후보는 SBS 해설위원 출신의 민충기(閔忠基) 씨를 특보로 영입해방송대책 전반을 지휘토록 했다. 코디나 어투 교정 등을 위한 전.현직 방송전문가 5명과 기획분야 담당자 5명 등 10여명이 실무적 뒷받침에 나서고 있다. ▲이부영 = 7-8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의 TV대책반을 구성, 현안별 쟁점을정리하는 등 대책을 마련중이다. 9일에는 성수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카메라 테스트를 하는 한편 가상의 패널을 선정, 1대1 또는 다자간 토론연습을 가졌다. 이 후보측은 초반부 토론에서는 이회창.최병렬후보간 원조보수 논쟁이 쟁점이될 것으로 보고 "시대에 뒤떨어진 논쟁을 집어 치우라"며 양자를 함께 공격하되 `이회창 필패론'에 대해서는 최 후보와 공조한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특히 편안하고 대중친화적인 이미지를 창출, 딱딱하고 무서운 분위기를 풍기는 이회창.최병렬 후보와 선명한 차이를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한나라당이 올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보수는 물론 개혁세력을 끌어안아야 한다며 자신의 개혁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이상희 = `과학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집중 부각시키기 위해 정계에서 한창진행중이 사상.이념 논쟁을 `구시대적 사고'로 간주, 일절 언급하지 않고 이공계 육성, 국제적 연대, 미래 예측 등의 중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 후보는 9일중 선거본부 구성을 완료하는 한편 미국, 중국,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 활동중인 이공계 전문가 및 전직 관료를 주축으로 해외자문단을 구성, TV토론 등에서 선보일 정책 및 비전의 큰 틀을 가다듬고 있다. ash@yna.co.kr choinal@yna.co.kr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최이락 민영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