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특사인 임동원(林東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특보가 6일 북미대화 재개 등과 관련한 `방북보따리'를 들고 귀환함에 따라 향후 북미, 북일관계가 본격적인 대화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 특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잭 프리처드 미 대북교섭담당 대사의 방북에 관한 우리의 권고를 북측이 수용했다"며 "(구체적인 방북시기는) 북한과 미국 두 나라가 협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본격대화 발판 마련 북측의 프리처드 대사 방북 수용은 무엇보다 남북관계와 함께 한반도 평화구축의 다른 한축인 북미관계가 2001년 1월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이후 지난 1년여경색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특히 프리처드 대사의 방북안은 한국과 미국이 긴밀히 의견조율을 해온 사안이고 본격적인 대화로 진입하기 위한 첫 단계라는 점에서 북미관계 개선의 기폭제역할을 할 수 있다는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프리처드 대사가 방북하게 될 경우 9.11테러 이후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WMD) 위협에 관한 미국측 우려와 2003년까지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의지속여부, 국제원자력기구(IAEA) 대북 핵사찰 수용 문제 등을 대화로 해결하자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지난 2월 방한시 부시 대통령이 재확인한 `언제 어디서든 전제조건없이 대화할 수 있으며,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메시지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하고 고위급 대화의 틀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프리처드 대사가 북한주민의 굶주림과 열악한 인권상황 등에 대한 미국측의 우려를 전달하고 북한도 주한미군 철수나 경수로 건설지연에 따른 보상 등을 제기함으로써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없는 것은 아니나 일단 북미대화의 물꼬를 튼다는 의미에 더 비중이 실리고 있다. 임 특사는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대사도 어제(5일)나 오늘(6일) 방북할 것이라는 뜻을 북측이 말했다"고 부연, 다각적인 북미대화가 자연스럽게 재개될 것임을 시사했다. 더구나 공동보도문은 첫째 항목에서 "남북은 긴장상태가 조성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하였다"고 명시, 임 특사가 김 위원장 면담 및 김용순(金容淳) 당비서와의회담에서 북미중재에 관한 남측 역할에 대해서도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북일, 적십자회담 개최로 국면전환 괴선박사건, 재일총련에 대한 일본측 수사 등으로 최악의 국면을 치달았던 북일관계 역시 "김 위원장이 일본과 곧 적십자회담을 개최할 수 있다는 뜻을 언급하는등 북일대화 재개에도 관심을 표명했다"는 임 특사의 전언처럼 금명간 대화국면으로진입할 전망이다. 당장 지난달 말 싱가포르에서 개최하려다 중단된 김수학(金秀學) 북한 보건상-사카구치 지카라(坂口力) 일본 후생노동상의 회담이 열리고 2000년 말 이후 중단된국교정상화 협상 등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일본측이 제기하고 있는 북한의 납치의혹에 대해 북한 최고당국자가 "납치라는 문제는 없으며, 대신 행방불명자 문제는 (일본과)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 얼마나 진전을 이룰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오는 8-9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한미일 3국의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와 17일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한미 외무장관회담에서의 대북조율 결과에 이목이 쏠리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권경복기자 kkb@yna.co.kr